“튀르키예 지진 피해 이재민에게 구호품을 보내는데 100만 원 수송비까지 부담하는게 말이 됩니까. 구호품 접수 창구 마련 등 대책마련이 절실합니다.”

양산 웅상 대성사 신도들이 튀르키예 지진 피해 이재민에게 보낼 1억 원 상당 의류박스를 트럭에 싣고있다.

튀르키예 강진 발생으로 인한 사망자가 현재 2만여 명에 이르는 등 피해가 확산되면서 경남에서도 이재민 지원 및 구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제도적인 미비로 인해 구호품을 보낼려해도 기부자가 수송비까지 부담해야하는 등 제약이 많아 온정의 마음을 식게하는 등 문제점이 적지않다는 지적이다.

양산시 명동 대성사의 경우 튀르키예 강진 피해 이재민에게 전달할 의류 1억 원어치 상당을 10일 트럭을 통해 인천 터키항공 한국지사 측에 배송했다. 이 과정에서 100만 원 상당의 수송비 문제로 한때 곤혹을 치뤘다. 대성사 측은 양산시를 통해 물품을 전달키로 하고 서창동행정복지센터에 문의했다. 그러나 일선 지자체의 경우 현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정 기탁이 가능하나 물품은 해당 지역이 아닌 관외 지역은 접수가 안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해외 등 관외지 물품 지정기탁을 위해서는 시 징수과의 기부물품지정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대성사 측은 적지않은 수송비를 당장 구할수 없어 가슴을 태우다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인 웅상이야기의 지원으로 겨우 물품을 배송할 수 있었다. 대성사 측의 한 관계자는 “긴급을 요하는 구호품이기에 수송비까지 기부자가 부담하는 건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배송비도 부담해야 한다는 말에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진 등 긴급구호가 필요한 재난피해의 경우 지역에 관계없이 일선 지자체에서의 지정기탁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개선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높다. 현재 부산·경남에는 별도의 접수창구가 없는 것은 물론 김해공항을 통해서도 수송이 불가능해 튀르키예에 구호품을 전달하려면 지정 기탁처인 인천의 터키항공 한국지사까지 기탁자가 직접 물품을 배달해야 한다. 이 경우 배달비가 큰 부담이 돼 물품 기부를 기피하는 요인이 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부산과 경남에 따로 접수처를 지정해 신속하게 현지에 전달되도록 하는 등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튀르키예 이재민을 위한 대성사의 의류기부 작업에 참여한 이건호 양산시 서창동통장협의회 회장은 “튀르키예에 구호품 전달을 원하는 시민이 많다. 그런데 배송비까지 부담해야 한다면 기부할 마음이 생기겠느냐. 대책이 절실하다”고 촉구했다. 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