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을 수입하는 척하며 필로폰 50kg을 선적용 팔레트 틈새에 숨겨 들여온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이 선적용 팔레트 틈새에 필로폰을 숨겨 들여온 일당을 구속 기소 했다고 21일 밝혔다. 적발 당시 발견된 필로폰과 팔레트. 부산지검 제공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은 대량의 필로폰을 국내로 밀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A(63) 씨 등 3명을 구속 기소 했다고 21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12월 27일 태국에서 선적용 팔레트에 필로폰 50kg을 숨겨 국내로 발송해 부산 용당세관을 통과하는 방식으로 필로폰을 밀수했다. 필로폰 50kg은 시가 약 1657억 원 상당으로 165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검찰이 국내에서 적발한 양 중 세 번째로 많은 규모이기도 하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필로폰을 120g씩 비닐에 나눠 담은 뒤 검은 장갑으로 다시 싸 7개 플라스틱 팔레트 틈새마다 숨겼다. 팔레트 위에는 다시 휴지통을 적재했다. 세관이 적재물을 중심으로 검사한다는 점을 노려 휴지통을 수입하는 척하며 통과했다. 이 같은 과정을 위해 지난해 8월 수입 업체를 설립하기도 했다. 세관은 태국에서 잘 들여오지 않는 휴지통을 신생 업체가 수입한다는 점에서 수상함을 느껴 해당 화물을 관심 품목으로 등록했지만 팔레트 속 필로폰까지는 확인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당은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빌라에 숨겨놓았다가 검찰에 적발됐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국내에서 ‘밀수의 대부’로 불리는 인물로, 담배 수출을 위해 출항했다 공해상에서 선박을 되돌리거나 담배를 어선으로 옮겨 국내 재반입하는 방식으로 담배 13만2300보루(51억 원 상당)를 밀수한 혐의로 지난달과 이달에 걸쳐 차례로 체포된 일당(국제신문 지난 17일 자 8면 보도)의 총책이다. 담배를 밀수하다 필로폰으로 영역 확장을 시도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담배 밀수와 관련해 지난달 10일 A 씨를 체포하기 위해 수성구 빌라를 찾았다 A 씨가 팔레트에서 필로폰을 꺼내고 있는 것을 포착하고 체포했다. 검찰은 A 씨의 통화내역 분석, 포렌식 등을 통해 공범의 존재를 확인한 뒤 인근 CCTV를 분석해 공범 2명을 붙잡았다. 현재 화물 하수인, 선사 등을 압수수색 하는 등 추가 공범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신설된 부산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의 1호 사건이다. 부산지검 등 6대 지검의 강력범죄수사부는 2021년 반부패수사부와 통폐합했다 지난해 12월 부활했다. 이후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을 신설하고 수사관을 추가 배치했다. 박성민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장은 “마약범죄는 유통 이후에는 추적이 어려운데 유통 전 단계에서 선제적으로 수사를 개시해 대규모 마약 확산을 방지했다”며 “앞으로도 마약청정국 지위 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