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전국 지자체와 대학에서 의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부경대가 부산 기장군 동남권방사선 의과학단지에 건립을 추진하는 방사선의과대학 조감도. 부경대 제공

23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상권에서는 ▷부경대 ▷창원대 ▷안동대 ▷포스텍(포항공대) 등 총 4곳이 의대 유치에 나섰다. 부경대는 방사선 의·과학대학 신설로, 부산 기장군 원전 산업과 연계해 승부수를 던졌다. 사람을 치료하는 임상 의사가 아니라 방사선과 정밀의료 분야를 연구하는 ‘의사과학자’ 양성을 목표로 잡았다. 의사과학자는 의사면허를 소지하고 의학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자를 말한다.

부경대 손동운(방사선 의·과학대학 설립 실무위원장) 교수는 “방사선과 바이오 정밀의료기기 분야에 특화된 의사과학자 양성이 목적”이라며 “기장군 동남권방사선 의과학단지에 의대를 건립하면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창원대와 공주대 목포대 순천대 안동대 등 의대가 없는 5개 국립대학은 지난 20일 총장 명의의 공동건의문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전달했다. 건의문은 권역별 국립대 의대 설립에 필요한 의대 정원 배정, 지역 공익 의료 인력육성시스템 구축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들 학교는 “국립대 권역 내 의료공백 해소를 위해 의대 정원 증원 및 지역 공익 의료 인력육성시스템 신설을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또 수도권과 충청권 등에서도 의대 설립의 당위성을 피력하고 있다.

앞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대 정원 증원 추진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이 언제, 어디서나 골든타임 내 필수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부족한 의료인력을 확충하고 지역별·과목별 불균형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의대 정원 증원을)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의학 교육의 정상화를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검토도 같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원칙에 가장 적합한 의대 정원 규모를 검토하고 있으며, 의정협의가 재개되는 대로 신속히 협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안정화 이후’로 미뤄졌던 대한의사협회(의협)와의 의정협의를 지난달 30일 재개하고 의대 증원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지만, 의협 측이 간호법 국회 본회의 직회부에 반발, 협상 테이블에서 벗어나며 협의가 중단된 상태다. 국내 의대 정원은 2006년 연간 3058명으로 정해진 이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현재 부산지역 4개 의대 입학정원(정원 내 기준)은 부산대 125명, 동아대 49명, 고신대 76명, 인제대 93명 등 총 34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