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구 천마산 복합전망대 공사 중 나온 돌과 바위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인근 주민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미 공사가 끝난지 수 개월이 지났는데도 산능성에 방치되고 있어 낙석 위험을 키운다는 게 이유다.

천마산 정상 복합전망대 예정부지 뒤편에 돌무더기가 쌓여 있는 모습. 최혁규 기자

지난 2일 천마상 정상 인근 복합전망대 예정부지. 부지 인근의 가파른 절벽에는 돌무더기가 들어있는 큰 마대가 여러 개 방치된 모습이 보였다. 서구는 이곳에 복합전망대를 짓기 위해 천마바위 일부를 부숴 지반을 평탄화하는 작업을 지난해 9월 완료했다. 이 돌무더기들은 평탄화 작업에서 생긴 부산물로 작업 종료 후 아무 대책 없이 방치되고 있다. 비바람에 마대가 부식된 탓에 돌이 마대 바깥으로 흘러내려 절벽으로 떨어지려는 위태로운 모습이었다.

산능성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등산로가 있을 뿐만 아니라, 민가와 산복도로도 인접해 낙석 시 큰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실제 차량으로 산복도로 일대를 돌아다녀 보니, 산 위에서 떨어진 곳으로 추정되는 돌맹이를 한곳에 모은 무더기가 발견되기도 했다

남부민동에 거주하고 있는 A(57) 씨는 “남부민동이 고향이라 천마바위가 얼마나 큰지 알고 있다. 그 큰 바위를 깨고 사업을 진행하니 주민들 사이에선 제대로 관리가 되는지 두려움이 크다”며 “큰 공사를 진행함에도 구에서는 주민들에 공사에 관한 제대로 된 공지가 없어 답함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서구는 당초 사업 허가를 내줄 때 ‘경사가 있는 부분에 낙상 사고가 우려된다. 방호벽을 설치해 공사 중 혹은 향후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는 낙석 사고가 우려되는 곳과 아무 상관 없는 곳에 방호벽으로 추정되는 철골 뼈대만 덩그러니 설치되어 있었다. 가파른 산능성의 돌무더기가 떨어지는 것을 막을 장치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전문가들은 안전성 우려를 제기했다. 부산대 오태민(토목공학과) 교수는 “공사 과정에서 토사를 쌓는 과정에서 마대를 이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며 “다만 이처럼 마대자루가 터져 있는 경우는 드물다. 낙석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데 장마 기간엔 낙석 가능성이 높아져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초 서구는 지난해 12월까지 공사를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공사 과정에서 노선 변경 등 문제가 발생하면서 공기가 1년 연장된 상황이다.

구는 뒤늦게 사태를 파악에 나섰다. 구 신성장사업추진단 관계자는 “이달 말 스카이워크 건설이 예정된 가운데 토사는 공사 차량의 진입로를 마련하기 위해 미리 쌓아 올린 것일 뿐”이라며 “자체 분석 결과 낙석 가능성도 낮고, 낙석이 발생하더라도 피해가 발생하는 지역은 없을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