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 산막동 NC양산의 소각장 처리물량 증설을 두고 찬반 주민 의견이 맞서고 있는 가운데 주민 공청회에서 고성이 오가는 등 양 측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지난 10일 열린 NC양산 소각장 증설 관련 주민 공청회 장면. 김성룡 기자

NC양산㈜은 지난 10일 오전 양산시노동자종합복지관 대회의실에서 ‘폐기물처리사업 계획 변경에 따른 환경영향평가서(초안)’ 주민 공청회를 열었다고 11일 밝혔다. 이날 공청회는 NC양산의 기존 시설 현대화 개선사업과 더불어 소각시설을 추가 설치하는 데 따른 주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것이다. NC양산은 공청회 이후 환경영향평가 본안을 작성해 관계기관에 인·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NC양산은 이날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발표를 통해 기존 하루 60ｔ외에 하루 140ｔ 처리 규모의 소각시설을 신규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신규 시설은 폐기물 보관 공간을 밀폐화 하고 첨단기술의 연소법과 흡착법을 이용해 악취를 줄이겠다고 했다.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은 스팀 생산을 통해 오염물질 발생을 차단하겠다고 설명했다. 기존 소각시설도 현대화 시설을 통해 오염물질 발생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NC양산 소각장 증설에 찬성하는 주민들이 찬성 펼침막을 책상위에 부착하고 공청회에 참석했다. 김성룡 기자

NC양산 측은 “선진소각시스템 도입을 통해 폐기물 감량화 및 친환경 재생 에너지를 생산해 지역사회에 공헌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이후 부산대 장성호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주민 의견수렴 과정에서는 찬·반 주민간 고성이 오가는 등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상반된 주장이 펼쳐질 때는 고함을 지르고, 발언시간 초과 등을 이유로 주최 측에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일부 참석자는 발언권을 주지않는다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찬반 주민들은 각자 주장을 담은 손팻말과 펼침막을 준비해 흔들기도 했다.

이날 공청회는 예상외로 400여명 가량의 많은 주민이 참석해 자리가 없어 일부는 뒷쪽에 서서 행사를 참관했다. 국민의힘 최영호호 경남도의원과 공유신 양산시의원, 민주당 신재향 양산시의원도 참석했다.

반대 측 주민은 “환경영향평가 대상 범위 5km 반경 내에 6만여명이 가주하고 있고, 23개 마을 노인정과 17개 초ㆍ중ㆍ고교 등 취약계층 이용시설이 너무 많다”며 “지금도 소각시설 인근 지역은 미세·초미세먼지 수치가 연간 기준을 초과하는데, 소각시설을 증설한다면 대기오염 피해는 더욱 악화될 것이 자명하다. 현재 운영 중인 60t에 대한 시설 현대화 사업을 우선 시행하돼 추가증설은 단 1ｔ도 허용할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대 측 주민이 소각장 증설에 반대하는 손팻말을 들고있다. 김성룡 기자

반면 찬성 측 주민은 “NC양산이 30년 가까이 소각시설을 운영하면서 건물이 노후돼 악취는 물론 안전사고까지 우려된다. 이에 시설 현대화가 절실하다. 하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특성상 시설 현대화를 전제로 증설하겠다는 것을 반대하면 환경오염으로 인한 주민 피해만 더 길어질 뿐이다. 환경은 삶의 질과 직결된다. 지금의 공해공장을 현대시설로 개선해야 악취와 비산먼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유신 양산시의원(국민의힘, 중앙ㆍ삼성)은 “오늘 공청회 자료는 물론 NC양산측 답변이 명확하지 않고 두루뭉술해 찬반 이견을 좁히기에 충분하지 못한 것 같다”며 “증설 때 교통체증을 유발할 수 있는 진·출입로 문제 등 공장 내 현대화 사업뿐 아니라 주변 환경 개선에 대한 계획도 필요한 상황으로, 이에 대해 어떤 방안이 있는지 다시 알려주는 추가 공청회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신재향 양산시의원(민주, 중앙ㆍ삼성)은 “전국 6곳에 소각장을 운영하는 NC그룹은 양산을 비롯해 함안군, 기장군에서도 소각시설 신·증설을 계획했지만, 이들 지자체가 수용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특히 부산 기장군의회의 한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NC기장은 조건을 허락하는 다른 지역에서 증설하라’고 했는데, 우리 양산이 그걸 받아주는 어리석은 지자체가 돼서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NC양산 지정폐기물 소각장 200t 증설반대 시민대책위와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은 10일 환경영향평가 주민 공청회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증설 절대 반대를 외치고 있다.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제공

NC양산 지정 폐기물 소각장 200ｔ 증설 반대 시민대책위와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은 주민 공청회 전에 기자회견을 갖고 “NC양산은 현재 운영 중인 하루 60ｔ 소각로를 즉각 현대화 하고, 양산시는 삼성동 주민이 악취고통에서 벗어날 대책을 즉각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이어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사업장 부지에서 영향권을 미치는 10만 명이 넘는 시민 건강 보호를 위해 환경영향평가를 즉각 반려하라”고 촉구했다. 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