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막말 등으로 국민적 공분을 산 경남 창원시의회 김미나(국민의힘·비례) 의원에 대한 경남경찰 수사가 4개월째 이어진다. 유족은 “여당 눈치 보기로 수사가 지지부진한 게 아니냐”며 조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지난 1월 10일 창원시의회 김미나(오른쪽) 의원이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열리는 회의실로 들어가고 있다. 국제신문DB

14일 경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12월 중순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화물연대 등으로부터 명예훼손과 모욕죄 혐의로 고소·고발장을 접수했다.

같은 해 12월 말 유족 측 대리인 등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경찰은 올해 1월 17일 김미나 의원을 경찰경찰청으로 불러 4시간 동안 진상을 파악했다.

경찰은 현재 조사 내용을 토대로 혐의에 대한 법리 등을 검토 중이며 조만간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과 정당, 화물연대 등이 비슷한 시기 김 의원을 고소·고발하면서 동시에 수사하느라 다소 시간이 걸린다”며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하고 결과물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족 측은 수사 진척이 느리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또 유족은 15일께 김 의원을 상대로 민사 소송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태원 참사로 숨진 배우 고 이지한 씨의 어머니 조미은 씨는 “형사 고소한지 시간이 꽤 지났는데 아직 별다른 얘기를 듣지 못했다”며 “수사가 진행되면 창원에 내려가느냐 마느냐 그런 얘기도 있었지만 진척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씨는 “특수본이나 국정원도 그렇고 집권 여당 눈치를 많이 보는 것 같다”며 “이번 건과 별도로 민사 소송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지난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자신의 SNS에 유족을 향해 ‘시체 팔이’라고 표현하거나 화물연대를 두고 ‘암적인 존재’라고 지칭하는 등 막말로 구설에 올랐다.

앞서 창원시의회가 올해 1월 18일 ‘출석정지 30일’ 처분을 내리자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또 지난달 20일 국민의힘 경남도당 윤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비교적 가벼운 징계를 내리자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당내 징계에는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