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 생활을 하다 강도살인을 저질러 1심에서 무기징역을 받은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30일 부산고법 형사1부(박준용 부장판사)는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1심이 인정한 범죄 사실에 따르면 일정한 주거와 직업 없이 노숙 생활을 하던 A 씨는 지난해 7월 3일 부산 사상구 일대를 배회하다 B 씨 집에 침입해 핸드백, 액세서리 보관함 등을 훔쳤다. 이후 인기척을 느낀 B 씨와 몸싸움을 하던 A 씨는 B 씨를 향해 2차례 흉기를 휘둘렀다. B 씨는 다음 날 다발성 장기괴사로 사망했다.

1심 재판부는 A 씨가 “4살 때 어머니가 가출한 뒤로 친척집에서 자라고 초등교육도 받지 못하는 등 불우한 성장과정을 겪었다. 근로 능력 부족으로 노숙 생활을 하던 중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범행 죄질이 좋지 않고 누범기간인 점 등을 고려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초부터 살인을 계획하고 주거지에 침입한 것은 아니고 범행 중 우발적으로 마주쳐 살인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감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