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IPTV(인터넷 프로토콜 TV)를 불법으로 해외 송출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미국 현지 IPTV 업체(바로TV) 대표와 국내 송출조직 등 7명을 검거해 이중 국내 운영 총책 A 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인터폴과 브라질 현지 경찰의 협조를 받아 전 대표 B 씨를 검거해 국내송환 절차를 밟고 있다. 해외에 머물고 있는 공범 C 씨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린 상태다.

부산경찰청은 최근 우리나라 IPTV 콘텐츠를 해외에 불법 송출해 수백 억 원대의 이득을 챙긴 일당을 검거했다. 부산경찰청 제공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016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서울·경기 지역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국내 IPTV 셋톱박스를 설치한 뒤 국내 방송과 영화 등 K-콘텐츠를 불법 송출한 혐의를 받는다. 우리나라에서 송출된 영상은 미국의 서버를 통해 전세계 22개 국가에 송출됐다. 경찰은 국내·외 52개 채널의 실시간 방송 프로그램 25만4463편과 VOD(주문형 영상)형태의 영화·드라마 등 저작물 2604편을 북·남미 지역 가입자들에게 제공했다. A 씨와 B 씨는 친인척 관계로 범행기간 수익은 300억 원 대로 추산된다. C 씨는 필리핀 등 동남아와 유럽 지역에서 가입자를 모으는 역할을 맡았다.

A 씨 일당은 미국 LA의 한인마트 등에서 합법적으로 방송을 송출하는 것처럼 꾸며 가입자들에게 월회비를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신청하는 채널 수에 따라 1개월에 19~29달러 상당의 시청료를 징수했다. 이들은 22개 국에 방송을 송출했고, 누적 가입자는 2만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A 씨 일당은 우리나라의 셋톱박스 사무실이 압수수색을 당하자 ‘회선 교체 문제로 24시간 시청이 불가능하다’며 가입자들에게 불법운영 사실을 숨기기도 했다. 이번 수사는 KBS·MBC·JTBC 등 저작권 피해를 입은 방송국이 2021년 4월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미국영화협회도 고소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 교민들을 위해 국내 방송을 녹화한 비디오테이프가 해외에서 암암리에 유통되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대규모 유통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며 “최근 저작권 침해 범죄가 글로벌화·조직하고 있어 인터폴과 해외 수사기관 등과의 공조수사를 계속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경찰청은 최근 OTT 영상을 인터넷을 통해 무단으로 송출해 사회적 물의를 빚은 ‘누누TV’등 불법 스트리밍사이트의 수사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누누TV는 경찰 수사 착수 이후인 지난 14일부터 운영을 멈췄다.

부산경찰청은 최근 우리나라 IPTV 콘텐츠를 해외에 불법 송출해 수백 억 원대의 이득을 챙긴 일당을 검거했다. 부산경찰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