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교육청과 국민의힘이 최근 발생한 어린이보호구역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19일 오후 부산교육청과 국민의힘은 부산시교육청 별관 국제회의실에서 학생안전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지난달 28일 영도구 청동초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발생한 고(故)황예서 양의 통학로 사고를 비롯해 최근 계속되는 스쿨존 내 교통사고의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열렸다. 간담회에는 부산시·시교육청·시경찰청·국민의힘 등 관계 기관이 참석했다.

19일 부산 부산진구 부산시 교육청 국제회의실에서 부산교육청, 국민의힘 학생안전 간담회가 열려 시교육청 김영진 기획국장이 현안보고를 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windstorm@kookje.co.kr

먼저 발표에 나선 시는 재발 방지 대책으로 일반도로의 3배였던 어린이보호구역의 불법주정차 과태료를 5배로 인상하는 안을 제시했다. 또 사고가 발생한 청동초처럼 급경사가 있는 어린이보호구역에는 등하교시간에 차량의 진입을 제한하거나 일방통행만 가능하게 하는 방안을 설명했다. 부산경찰청도 차량 진입 규제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앞서 시는 관계 기관 합동 전담팀(TF)을 꾸려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안전실태 전수조사에 나섰다. 시는 전수조사 결과 급경사지로 긴급하게 안전펜스가 필요한 곳이 47개소라고 밝혔다.

부산경찰청은 등하교시간 안전활동과 음주운전 등의 단속 강화를 대책으로 내놨다. 신고가 없더라도 등하교시간에는 어린이보호구역에 교통안전 근무를 하고 기동대 등을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또 5월 말까지 매주 2회씩 어린이보호구역 내 불법주정차 단속을 지자체와 합동으로 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급경사지 등 어린이보호구역 위험구간을 전수조사한 부산경찰청은 보·차도 분리가 필요한 곳이 29곳, 안전펜스 설치가 필요한 곳이 33곳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등하교시간에 통행을 제한할 필요가 있는 곳이 13건, 일방통행이 필요한 곳이 2건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비탈길 등 사고 발생 가능성이 큰 초등학교 50곳에 ‘통학안전지킴이’를 배치한다. 또 비가 오거나 흐린 날에 운전자가 초등학생을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펜던트를 제작해 초등학교 저학년에게 배부할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조경태(사하을) 의원은 “2023년 부산시교육청 예산이 5조6654억 원인데 통학로 개선 예산은 불과 21억이다”며 “사하구 장림초등학교는 아예 인도가 없다. 등하굣길의 보·차도 구분을 하는데 많은 예산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황보승희(중영도) 의원은 “어린이보호구역에 무인 단속 카메라가 많이 설치돼 있다. 그러나 그것이 예방 기능을 하는지는 회의적이다”며 “등교 시간만이라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하윤수 시교육감은 “강화된 기준의 스쿨존 안전펜스 설치 의무화 등을 담은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신속히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