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진용신제는 마을 공동체에 의해 신라 사독(四瀆· 경주를 중심으로 동서남북에 있는 큰 강) 가운데 유일하게 전승돼 온 국가 제례로서 유산의 중요성이 크고, 역사성과 장소성이 분명하므로 국가 차원의 보존과 전승이 반드시이뤄져야 합니다.”

최근 열린 양산 가야진용신제 국가무형문화재 승격 지정을 위한 주민 토론회 장면. 김성룡 기자

경남 양산시와 윤영석 국회의원(양산갑·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은 지난 2일 양산시 원동면 원동문화체육관 대강당에서 ‘가야진용신제 국가무형문화재 승격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가야진용신제의 역사·문화적 가치 재발견과 일제시대 단절된 국가문화재 복원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열렸다. 윤영석 국회의원(국민의힘, 양산갑·국회 기획재정위원장)과 양산시가 공동 주최하고, 경남도와 문화재청이 후원했다. 나동연 양산시장과 김진규 가야진용신제보존회장, 이종희 양산시의회 의장, 최원일 문화재청 문화재정책국장, 박인주 양산문화원장, 정웅 양산향교 전교, 서춘계 양산시노인회장, 이용식·최영호·이영수 경남도의원, 곽종포·정숙남 양산시의원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윤영석 국회의원은 토론회가 끝난후에는 문화재청 및 경남도, 양산시 등 관계자와 함께 가야진용신제가 열리는 인근 낙동강변 가야진사 일대 현장을 방문했다. 시는 현재 진행 중인 전문기관의 타당성 용역과 함께 10월 전문가 초청 학술대회 개최후 올해해 말 경 국가무형문화재 승격 지정 신청을 계획 중이다.

윤영석 국회의원은 인사말에서 “신라시대 당시 삽량주(양산)는 수도권 중에서도 중심지로 군사·행정의 요충지였다. 가야진용신제는 양산의 정체성을 상징하는데다 현재 전승되는 국네 유일의 국가제례로 국가무형문화재 승격 가치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나동연 양산시장은 “가야진용신제가 신라와 고려,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제례모습이 변화됐는데 이에 따른 고증을 제대로 못한 점이 앞서 국가 문화재 지정 신청에서 탈락한 주된 요인으로 보인다. 실패 요인을 철저히 분석해 이번에는 반드시 성사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김미영 경남연구원 역사문화계승팀장이 발제자로 나서 ‘가야진용신제 국가무형문화재 지정전략’을 주제로 발제를 하고, 서영대 인하대 사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됐다. 이욱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연구원, 박홍기 가야진용신제보존회 사무국장, 심상도 동남문화관광연구소장, 김이분 문화유산회복재단 연구위원, 이재필 문화재청 무형문화재과장, 차석호 경남도 문화관광체육국장, 박정숙 양산시 문화복지국장 등이 1시간 동안 열띤 토론을 펼쳤다.

김미영 팀장은 양산시가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신청과 관련해 발주한 타당성 조사 용역을 수행 중이다. 김 팀장은 발제문에서 “가야진 용신제의 제례적 요소와 농악 등의 연희적 요소, 장소성과 진정성의 유형적 요소를 핵심가치로 해 용역과업을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2차례 지정 실패 요인인 사료의 부족, 신라·고려·조선 시대를 거쳐오면서 빚어진 원형에 대한 다양한 이설, 가야진사의 위치 고증 등 문제점을 철저히 파악해 대비책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이분 문화유산회복재단 연구위원은 “가야진용신제는 삼국사기에 기록돼 있으나, 그 이전인 삼한시대부터 풍년을 기원하는 민속신앙에서 국가 제례로 합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전승 부문 점수가 높은 만큼 국가문화재로 지정해 국가가 관장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양산 가야진용신제 국가무형문화재 승격 토론회 참석자들이 단체 촬영을 하면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재필 문화재청 과장은 “9월 말까지 신청서를 접수하면 내년에 6가지 지정 기준으로 지정 가치를 평가하게 된다”며 “과거 두 차례 실패한 사유의 면밀한 분석을 통해 자료를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가야진용신제는 사독 가운데 하나다. 사독이란 경주를 중심으로 동서남북에 있는 큰 강을 뜻한다. 즉 경주 남쪽에 있는 황산강(현 낙동강)에서 지내던 국가 제례인 것이다.

가야진용신제는 매구(길 닦기)의 예술성, 전통을 이어가는 대표성, 연구에 대한 학술성, 지역민의 전승 열의 등이 더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일제강점기 당시 명맥이 끊어졌지만, 양산시민의 지극 정성으로 부활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