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35년 6개월 긴 여정 마무리
- 영상·대중문화·첨단의료산업 전문
- 지스타·원아시아페스티벌도 담당

부산의 영상·대중문화와 첨단의료산업 행정 전문가인 김도남(59·3급 지방부이사관) 사상구 부구청장이 35년 6개월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고 30일 정년퇴임한다. 김 부구청장은 부산시 영상콘텐츠산업과장과 첨단의료산업과장을 역임했다.

김도남 사상구 부구청장이 퇴임 축하 꽃다발을 받고 소회를 밝히고 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김 부구청장은 29일 “돌이켜보면 그만 두고 싶을 때도 많았을 만큼 공직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영화와 영상, 대중문화와 첨단의료 , 과학기술 등 공직 업무에서 수월한 분야가 없었다”면서도 “하지만 부산시민을 위한, 마지막은 사상구민을 위한 공직자로서 오랜 세월 일할 수 있었다는 데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밝혔다. 김 부구청장은 부산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1월 동래구 온천1동사무소(동주민센터)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동래구 본청을 거쳐 7급 때 부산시로 전입과 동시에 2002년 아시안게임 요트대회를 담당했다. 이후 기피 부서였던 과학기술, 첨단산업 업무에 6년 동안 장기 근무한 뒤 부산시 여성 공무원 중 최초로 총무과에서 부산시 공무원 채용을 담당하는 고시계의 주무관으로 활약한 경력도 있다.

그는 “공직 생활 중 2008년부터 시작된 국립부산과학관 건립과 2014년 한·아세안 부산 정상회의 때 10개 국가 정상의 의전 업무를 잊을 수 없다. 국립부산과학관 건립 과정에서의 노력은 부산의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공간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공직 생활 중 가장 보람을 느끼게 한 활동이었다”고 덧붙였다.

5급 사무관 때 대중문화산업팀장을 거쳐 영상콘텐츠산업과장으로 시정 업무를 마친 김 부구청장은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부산국제영화제(BIFF)와 국제게임전시회(지스타)를 개최하고, e스포츠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의 부산 개최를 만든 주역이기도 하다. 김 부구청장이 시의 대중문화 행정을 담당하면서 인연을 맺은 개그맨 김준호(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집행위원장) 씨는 올해 초 김 부구청장이 근무하는 사상구를 찾아 고향사랑 기부에 동참하기도 했다. 김 부구청장은 또 K-팝 문화의 상징적 무대였던 원아시아페스티벌(BOF) 담당 팀장을 맡아 행사 개최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던 당시 부산시의회 의원들을 설득해 예산을 반영하게 만들었다.

김 부구청장은 최근 일련의 BIFF 사태와 관련, “부산시민과 마찬가지로 업무를 담당했던 공직자로서 부산 문화의 상징적 역할을 하는 BIFF의 앞날이 걱정된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부산 영화계는 오늘날 BIFF가 숱한 파고를 이기고 세계적 영화계로 성장하는 데 있어 부산시민이 베풀어준 과분한 사랑과 응원에 보답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부구청장은 “퇴임을 앞두고 21년 만에 다시 구로 돌아오니 구정은 주민의 일상과 가장 밀접한 행정을 실천하는 장이었다. 주민과 교감하고 주민을 위해 봉사하는 동주민센터를 비롯한 구의 공무원들이 존중받으면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한다. 특히 부산 제조업의 기반인 사상구에서 근무하게 돼 영광이었고, 사상공단이 지식산업과 스마트화로 탈바꿈해 사상구가 다시 전성시대를 맞는 그날을 위해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