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학대, 상습아동유기·방임)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과실치상 ▷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위반(성매매)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35년과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1심이 인정한 범죄 사실에 따르면 A 씨는 2020년 9월부터 자신의 딸 B 양이 사망한 지난해 12월 14일까지 부산 금정구 주거지에서 B 양을 상습적으로 폭행했다. A 씨는 2021년 11월 주변을 잘 살피지 않고 팔을 휘둘러 피해자의 눈 부위를 때림으로써 사시 등의 상해를 가했고, B 양이 사시 진단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치료조치를 하지 않고 방치했다. 지난해 6월부터 사망 당시까지는 분유 탄 물을 하루 1끼 주는 등 식사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심각한 영양결핍 상태에 이르게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14일에는 밥을 달라고 하면서 떼를 쓴다는 이유로 B 양을 때리고 머리를 침대 프레임에 부딪히게 해 발작을 일으키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에 뒤늦게 옮겨 머리 손상 등으로 B 양을 사망하게 했다.

재판부는 B 양의 부검 감정서에 의해 밝혀진 지속적 학대 흔적에 주목해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2022년 10월께부터 피해자를 폭행할 때 자신이 이성을 잃기 시작했고 피해자가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진술한 적이 있고, 부검 감정서에 피해자의 양쪽 갈비뼈에서 시일이 지난 골절도 관찰됐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가 사건 당일 폭행 당한 후 바로 사망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오랜 기간 지속돼 온 피고인의 학대로 인해 극도로 허약해진 피해자는 폭행을 이겨낼 힘을 받지 못해 그대로 두면 결국 사망할 수밖에 없는 상태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우발적인 것으로 볼 수 없고 딸을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화풀이 대상으로 삼아 지속적인 학대를 하다가 분노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여 피해자를 살해하기에 이른 것으로 보여 범행의 동기 측면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계획적으로 살해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사회적으로 고립돼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이 전적으로 피고인 개인의 선택에 의한 것으로만 볼 수 없는 측면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