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양군 지곡면 계곡마을 주민이 함양~울산 고속도로 지곡터널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에 따른 생활 불편을 호소한다.

주민들에게 발파 소음 피해를 주고 있는 함양군 지곡면 계곡마을 앞 함양~울산 고속도로 지곡터널 공사 현장. 독자 제공

함양군 지곡면 계곡 주민은 불과 100ｍ가량 떨어진 공사 현장에서 밤낮없이 들려오는 암석 발파 소리 등으로 잠을 못 자고 일도 제대로 못 하는 고통을 겪는다고 6일 밝혔다.

계곡마을 주민이 심각한 소음과 진동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한 달 전인 지난달 초부터다. 이 마을 60대 여성은 소음과 진동에 따른 스트레스와 이명 현상 등으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이 마을에서 30여 명의 주민이 산다.

최근 계곡마을 인근 공사 현장을 찾아 소음 등을 조사한 함양군 환경위생과 담당자 역시 문제의 심각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함양군청 관계자는 “공사 현장과 주거지가 가까운 게 맞다. 날짜와 상황에 따라 달랐지만 소음 측정을 해본 결과 최대 100dB(데시벨)이 넘게 나왔다”고 밝혔다.

또 그는 “공사 발주처인 한국도로공사와 시공업체인 쌍용건설에 공문과 구두를 통해 소음 방지와 작업시간 조정 등을 요청했다. 도로공사·시공업체와 지속해서 협의하면서 문제 해결을 촉구할 계획이며 주민 입장에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100dB은 철로 변에서 기차가 지나갈 때 소음과 맞먹는 것으로, 현행 소음·진동관리법이 규정한 주거지역 인근의 공장 소음 배출 허용 기준이 55dB 이하(낮 시간대 기준)인 걸 고려하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알 수 있다.

함양군의회 박용운 의장과 정광석 기획행정위원장 등 의원들이 6일 현장조사에 나서 주민으로부터 피해사항을 청취했다. 독자 제공

계곡마을 한 주민은 “함양군에 민원을 제기해 봤지만 현장 조사만 하고 갔을 뿐 별다른 변화가 없는 상태다. 공사 효율성만 따지고 주민은 안중에도 없었던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곡터널 시공업체인 쌍용건설 측은 “계곡마을 주민들과 함양군의 요청을 받고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 중”이라고 해명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밤 시간대는 이미 작업 소음 조정을 한 상태이고, 에어방음벽, 방음문, 천공 차단시설 등의 추가 설치도 속도를 내고 있다”며 “주민과도 꾸준히 소통하면서 그때그때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계곡마을 발파 작업은 4~5개월 예정돼 이 기간 소음 진동 피해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한편 함양군의회 박용운 의장과 정광석 기획행정위원장 등 의회 의원들은 이날 현장 조사에 나서 시공사인 쌍용건설 측에 진동과 소음 피해 대책을 강구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