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경남 사천시가 신고해 내사(입건 전 조사)를 벌이던 ‘유령 아동’ 사망 사건을 수사로 전환했다.

경남경찰청. 국제신문 DB

사천경찰서는 영아유기치사 혐의로 40대 A 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를 벌인다고 11일 밝혔다. A 씨는 2016년 6월 27일께 충남 지역 한 산부인과에서 남자아이를 출생한 뒤 집으로 데려와 제대로 돌보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사천시는 지난 4일 병원 출산 기록은 있는데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동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영아 사체 유기 의심 사례를 발견해 수사를 의뢰했다.

A 씨는 당시 행정 조사에서 “출산 이후 아이를 한 달가량 키우다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아이가 숨졌다”고 공무원에게 진술했다. 그는 또 아이 사체를 충남 부여군에 있는 부친 산소 옆에 묻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 씨는 지난 6일 경찰 조사에서 일부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아이를 집에 데려온 뒤 양육한 기간이 기존 진술보다 짧았고 사체를 유기한 장소도 집 주변이라고 말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미혼모로 당시 홀로 아이를 양육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애초 사체 유기 혐의를 적용해 A 씨를 입건하려 했으나 공소시효(7년)가 끝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영아유기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영아유기치사죄는 공소시효가 10년이다. 경찰은 A 씨가 지목한 유기 지점에서 수색을 벌일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혐의점을 발견해 A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며 “사건이 오래되고 증거 자료가 부족하더라도 수사기관에 범죄 사실 여부를 규명할 책임이 있어 다른 죄명을 적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도는 도내 18개 시·군이 ‘유령 아동’ 116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행정 조사를 완료했다고 이날 밝혔다. 경남도는 애초 120명으로 집계했으나 실제 아동의 거주지가 다르거나 출생지가 잘못 기록된 사례 등을 이관한 결과 4건이 줄었다.

전수 조사 이후 경남경찰청에 협조 요청과 수사 의뢰가 접수된 사건은 지난 7일 기준 61건이다. 경찰은 이 중 10건을 종결하고 51건을 확인하고 있다. 사망은 총 5건이다.

경찰은 2017년 1월 진주에서 태어난 뒤 숨진 아이의 친모가 2년 전 사망한 친모의 할머니가 사체를 모처에 묻었다고 진술해 내사를 벌이고 있다. 2016년 발생한 또 다른 진주 영아 사망 건과 2019년 창원 건은 출산 당시 또는 다음 날 영아가 산부인과에서 숨진 것으로 확인돼 사건이 종결됐다. 또 ‘거제 영아 유기 사건’도 검찰 송치로 종결처리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