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청 전 직원에 메신저로 알려
- 지목된 의회사무과 전문위원들
- “발언 안 해” “기억 안난다” 부인

부산 동구 의회사무과에 근무하는 임기제 공무원이 상급자들에게서 과중한 업무 지시와 폭언·모욕은 물론 성추행까지 당했다는 공개 폭로를 해 논란이 인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업무 분장은 사전에 협의를 거쳤으며, 성추행 사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부인했다.

동구의회 건물. 국제신문DB

14일 동구에 따르면 동구의회 임기제 공무원으로 일하던 A 씨는 지난 13일 내부 메신저를 통해 동구 전 직원에게 자신이 당한 폭언과 모욕, 성추행 등을 알렸다. A 씨는 2021년 6월 동구의회 임기직으로 일하는 동안 의회사무과 직원 일부에게 지속해서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했다. 지난해 의회사무과 B 씨는 직원에게 “계약직은 계약직으로 대우해야 한다. 그래야 자기가 계약직인 줄 안다”고 말하며 수치심을 줬다는 게 A 씨 측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의회사무과 관계자는 “계약 기간이 얼마나 남았느냐고 물으며 압박하는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A 씨는 성추행 사건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 5월 출장 당시 포항에서 회식 후 직원들과 함께 볼링장에 갔는데 한 직원이 손에 깍지를 끼고, 어깨동무를 하거나 허리를 감쌌다”고 말했다. 실제 동구의회는 당시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자체적으로 내부 조사를 거친 후 당사자들끼리 사과하는 것으로 종결하기로 했다. 그러나 A 씨는 그간의 모욕과 폭언으로 극심한 우울증을 겪어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며 성추행 사건은 경찰에 고소할 방침이다. 이밖에 주어진 업무는 물론 다른 직원이 해야 할 일을 떠맡아야 했고, 문구류 구매 등 잔심부름도 지시받았다고 주장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모욕과 부당 업무 지시 등에 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B 씨는 “계약직처럼 대해야 한다며 무시하는 발언을 한 적은 전혀 없다. 과도하게 업무를 지시했다는 내용도 당시 내부 업무가 많아 추가로 업무를 맡아달라고 부탁해 A 씨가 이를 수락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전 직원에게 내용이 알려져 30년 공직 생활과 인생이 망가졌다”고 했다.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C 씨는 “당시 술을 마셔 기억나지 않지만 그런 일(성추행)이 있었다는 얘기를 듣고 사과를 한 뒤 종결된 상황이다”고 말했다.

동구의회는 이날 A 씨의 폭로 사태를 두고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상욱(국민의힘) 동구의회 의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간담회를 진행했고, A 씨를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눠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