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유명 아이돌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의 생일을 앞두고 수많은 해외 팬이 부산을 찾은 가운데, 부산 남구가 다중밀집 사고 예방 태세에 돌입하는 등 예의주시하고 있다.

12일 오전 부산 남구 대연동에 위치한 A 카페 입구. 전세계서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팬클럽 ‘아미’가 카페 개장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부산 남구청 제공

12일 부산 남구에 따르면 이날부터 오는 15일까지 집중 관리 기간으로 정하고 매일 2~5명의 직원을 대연동 A 카페 일대로 파견, 다중밀집 인파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 조치를 한다. A 카페는 BTS 멤버 지민의 부친 박모 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매년 10월 13일 지민의 생일이 다가오면 세계에서 찾아온 팬클럽 ‘아미’로 북적인다. 현재 구는 소방과 경찰 등 유관기관에 협조 요청을 해둔 상태다.

구가 올해 유별날 정도로 경계 태세를 갖추는 이유는 지난해 순간적으로 몰린 팬으로 인해 교통이 마비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15일 BTS 2030월드엑스포 유치기원 콘서트를 관람하기 위해 부산을 찾은 팬들이 A 카페를 방문해 순간 최대 200명이 밀집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게다가 생일 전후 일주일 동안 이들이 타고 온 관광버스 택시 등으로 인근 도로의 정체 현상도 발생했다.

12일 낮 부산 남구 대연동에 위치한 지민 부친이 운영하는 A 카페 내부가 BTS팬들로 가득차 있다. 정지윤 기자

구는 카페 입구에 BTS 상징색인 보라색 현수막을 달며 주의를 당부했다. 카페 반경 50ｍ 내에 들어선 3100여 세대 대단지 아파트와 초등학교 때문에 유동 인구가 많고, 차량 통행이 잦아 교통사고가 날 수 있다. 구 관계자는 “이날 카페 오픈 전부터 약 40명이 줄을 서 대기하는 등 올해도 많은 팬이 방문할 걸로 예상된다”며 “안전사고와 교통 혼잡에 유의해 카페를 방문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낮 12시께 카페 내부는 전세계에서 온 아미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곳 카페는 이전 섬유공장이던 건물을 개조해 수백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넓은 내부 공간이 특징이다. 입구에 놓인 대형 테이블에는 생일 축하 꽃다발과 화환이 수북이 쌓여 있었고 해외 팬들은 사진을 찍거나 방명록에 글을 남기며 즐거워했다.

호주에서 온 5년 차 아미인 애니 갤러거(34) 씨는 “지민이가 어릴 때 자주 갔었다는 금정구 B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먹고 카페를 찾았다”며 “지난해 2030엑스포 표를 구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올해는 부산에 올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팬클럽 아미는 성숙한 팬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일교포 권마리아(52) 씨는 이날 X(구 트위터)로 모인 일본인 아미 80명과 부산을 찾았다. 부산 여행을 3달 앞두고 카페와 식당에 방문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정확한 방문 시간과 인원을 전달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권 씨는 “BTS와 아미 얼굴에 먹칠을 하지 않기 위해 혼잡하지 않도록 주의하며 여행을 즐기고 있다”며 “지난해 부산엑스포 공연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인데 지역 소비 활성화 차원에서 아미가 갈 수 있는 BTS 관련 방문지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