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이 가담해 획득한 범죄 수익을 다시 훔쳐 사용한 5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5일 부산지법 형사5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판결에 따르면 A 씨가 범죄를 저지르게 된 경위는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 씨의 여동생 B 씨와 내연 관계에 있는 C 씨는 국내 대형 조선사에서 선주사 부대 비품 구매 자금 관리 업무를 맡았다. C 씨는 선주사에게 부대 비품 제공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허위 거래명세표를 이용해 2008년 5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수천 회에 걸쳐 합계 최소 50억 원 이상의 회사 자금을 빼돌렸다.

배임 행위로 취득한 범죄 수익을 감추기 위해 C 씨는 B 씨와 함께 2015년 3월 부동산 임대 및 매매업을 목적으로 하는 D 사를 설립했다. D사는 곧바로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건물 및 토지를 65억4000만 원에 매수했다. 적법하게 취득한 재산으로 가장할 목적으로 범죄 수익을 은닉한 것이다.

이후 D 사의 대리인 E 씨는 2017년 이 부동산을 다시 61억8000만 원에 팔았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 잔금 명목의 9억2013만 원이 발생했다. A 씨는 E 씨가 자기앞수표로 해당 수익을 가지고 있는 사실을 알고 2017년 6월 강서구 한 카페에서 E 씨를 만나 수표를 건네받았다. 당시 A 씨는 여동생 B 씨의 위임을 받아 D 사의 회계 업무, 통장정리, 대금 수령 등의 업무를 맡고 있었기 때문이다. A 씨는 개인 사업을 위한 자금으로 사용하는 등 받은 돈 중 8억8836만 원을 임의로 사용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부동산 매매대금 잔금이 C 씨 등의 배임행위로 인한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임을 잘 알면서도 이를 수수해 임의로 사용했다”며 “비록 피고인이 C 씨의 일을 돕다가 이와 같은 범행에 연루됐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저지른 범죄 사실은 C 씨의 배임 행위와는 별도의 새로운 법익침해행위이고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B, C 씨 두 사람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죄 등으로 기소돼 2017년 7월 각각 징역 2년 6개월, 징역 13년을 확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