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발전특구 지정을 선점하라.” 경남도가 도내 시·군의 기회발전특구 지정 신청을 받은 데 이어 관련 용역을 발주하는 등 신청 작업을 본격화하자 지자체의 특구 선점 경쟁이 달아오른다. 지난 27일 열린 제5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방투자 활성화를 위한 기회발전특구 추진 방안’ 안건 의결을 밝히면서 정부 추진 작업도 속도를 낸다.

경남도청 전경. 국제신문DB

29일 경남도와 양산시 등 관련 기관에 따르면 도가 기회발전특구 수요 조사 신청을 접수한 결과 양산 김해 밀양 창원 진주 등 11개 시·군이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는 이에 최근 해당 지자체와 도 실무부서로 구성된 실무전담팀(TF), 경남테크노파크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남 기회발전특구 지정 용역 착수 보고회를 개최했다. 경남연구원이 용역을 맡으며 결과는 내년 2월 나올 예정이다. 용역의 주요 연구 내용은 ▷지역 특화산업, 후보지 선정과 지정 면적 산정 ▷규제 특례 조사 ▷특구 지정에 따른 효과 분석 ▷특구 연관 전문인력 양성 방안 마련 ▷정주 환경 조성 사업 등을 담는다. 도는 입지 선정, 특화 전략 등을 확정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내년 상반기 정부가 특구를 공모하면 지정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도가 기회발전특구 신청 작업을 본격화하자 도내 신청 시·군의 발걸음도 빨라진다. 기회발전특구는 연구개발특구 등 기존 특구처럼 특정 지역을 지정하고 기업을 유치하는 게 아니라 지자체에서 유치기업과 이전 부지를 확보하면 광역지자체를 통해 중앙정부에서 선정하는 방식이다.

이에 무엇보다 특구를 선도할 앵커기업 유치가 관건이어서 도내 해당 지자체에서는 대기업 등 선도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바쁘게 움직인다.

양산시는 의생명 특화산단인 동면 가산산단을 후보지로 결정하고, 의료·바이오 산업과 이차전지, e-모빌리티, 방산용 특수 실란트 소재 등 첨단 신성장 산업 관련 앵커기업 유치에 총력전을 펼친다. 양산부산대병원과 의생명 관련 각종 연구소가 밀집한 부산대 양산캠퍼스가 있고, 양산 일반산업단지 혁신지원센터에 국내 3대 비영리 시험·인증 연구기관인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KOMERI)이 입주하는 등 관련 인프라가 잘 구축됐기 때문이다. 시는 양산시장 명의의 서한문을 수도권 등지의 의료·바이오 관련 대기업체 등에 보내고 관련 업체를 방문해 투자를 설득하는 등 기업 유치에 총력을 기울인다.

밀양시는 국내 유일 나노융합국가특화산단을 후보지로 일찌감치 결정하고, 나노 관련 앵커기업 유치에 전력을 쏟는다. 박일호 밀양시장이 직접 관련 기업을 방문해 설득 작업을 펴는 등 직접 챙긴다. 관련 부서 공무원들도 안내문 발송과 함께 나노 소재·부품을 을 사용하는 자동차 등 관련 대기업을 찾아 설득전을 편다.

김해시는 스마트 물류 장치산업을 기회발전특구 관련산업으로 설정하고 관련 대기업체 유치를 위해 뛴다.

기회발전특구는 지난 7월 관련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시행된다. 앞으로 각 시·도가 기업을 유치하고 기본계획을 수립해 산업부에 기회발전특구 지정을 신청하면 지방시대위원회가 심의·의결한 후 지정하는 절차로 진행될 예정이다. 특구 입주기업에는 5년간 법인세 취득세 재산세 감면 혜택을 주고, 각종 재정 지원과 규제 특례, 주택 특별공급 등 파격적인 지원이 이뤄진다. 이진규 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