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력가 행세를 하며 자신의 직원들에게 투자금 명목으로 약 30억 원을 가로챈 40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장기석 부장판사)는 2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자금이 전혀 없음에도 대단한 재력가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큰 수익이 나는 것처럼 속인 뒤 투자금을 가로채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2020년 5월 부산 영도구 한 사무실에서 자신이 채용한 피해자 B 씨에게 “건설업체 일용직 근로자 임금을 우선 지급하고, 건설사로부터 인건비를 건네받아 인부 일당을 제한 나머지 수익금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며 “투자 한달 후부터 원금 2%의 배당금과 1%의 유치수당을 지급하고 투자 해지 요청 시 원금을 1개월 안에 되돌려준다”고 거짓말했다. A 씨 말에 속은 B 씨는 2020년 7월부터 약 1년간 16회에 걸쳐 9억6500만 원을 건넸다. 그러나 A 씨는 수익 사업을 하지 않아 투자 원금을 보장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고 받은 돈을 유흥비나 다른 투자자들에게 약정한 수익금을 지급하는 일명 ‘돌려막기’에 사용했다.

A 씨는 비슷한 시기 같은 수법으로 또 다른 직원 C 씨에게 9억2000만 원을 편취했다. 직원 D 씨에게는 자신에게 아파트 분양권이 3개 있으나 계약금이 부족해 5000만 원만 투자하면 6개월 뒤 1억2000만 원으로 주겠다고 속여 9억 원을 받았다. A 씨는 직원들이 의심하면 승진을 위해서는 투자를 해야 한다, 부모님에게 수십 억원을 물려받을 것이라는 등의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자신의 연인을 상대로도 사기 행각을 벌였다. A 씨는 교제하던 E 씨에게 “알박기 분양권 명목으로 5000만 원을 보내주면 20일 이내 이자 1500만 원을 붙여서 갚겠다”라고 거짓말해 1억 원을 받았다.

A 씨는 피해자들이 원래 사업의 실체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변제 능력이 충분했다는 등의 주장을 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 중 1명은 피고인을 고소한 뒤 5일 후 사망했는데 범행으로 인한 충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가 매우 심각함에도 피고인은 오히려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피해 금액 중 일부가 수익금, 월급 명목으로 지급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실질적으로 피해가 회복됐다고 보기 어려워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