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을 의심해 신원 확인을 요구한 경찰관을 폭행한 50대 여성이 정당방위를 인정받아 무죄를 선고받았다.

경남 창원지법. 국제신문 DB

창원지법 형사6단독(김재윤 판사)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50대)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5월 22일 오후 8시1분께 충북 제천시 제천역 승강장에서 경찰관 B 씨의 얼굴을 여러 차례 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 씨 등 경찰관 2명은 당시 A 씨 가족으로부터 “딸이 연락이 안 된다, 자주 (집을) 나가는 정신질환의심자”라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A 씨를 상대로 신원 확인을 요구했다.

A 씨는 자신은 실종자가 아니라고 확인을 거부했고 B 씨 등은 A 씨의 팔과 허리를 붙잡고 재차 신원 확인을 요구해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A 씨가 B 씨를 상대로 폭력을 행사했다.

재판부는 당시 B 씨 등의 행동이 적법한 공무집행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A 씨가 정신착란을 일으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나 의사능력을 상실할 정도에 이르렀다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재판부는 “정신질환 등이 의심돼 A 씨에게 보호조치가 필요하더라도 보호조치 대상자는 인적사항 등에 대해 답변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며 “당시 별다른 위험요소가 없었음에도 몸을 강제로 잡은 뒤 인적사항을 파악하는 행위는 경찰관 직무집행법상 허용되는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