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의 100억 원대 양산시 무상 아파트 기부 사업이 2년째 지지부진(국제신문 지난 7월 25일자 7면 보도)한 가운데 결국 잠정 사업중단 결정이 내려졌다.

김일권 양산시장(사진 오른쪽)과 오태원 계담종합건설 대표가 2021년 12월 100억 원대 무상 아파트 기부 사업 양해각서를 체결한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있다. 국제신문 DB

이는 초기 확실한 사업이행 담보 없이 서둘러 사업을 추진한 게 원인으로 향후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100억 원대 무상 아파트 기부사업은 2021년 12월 양산의 ㈜계담종합건설 오태원 대표(현 부산 북구청장)와 김일권 양산시장이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성사됐다. 건설업체가 100억원대의 100세대 공공주택을 지어 소년소녀 가장 등 지역의 어려운 가정을 위해 기부하고 시는 설계와 사업부지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시의회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으로 사업지만 결정한후 아직 설계에도 들어가지 못한 상태다.

양산시는 최근 양산시의회 의원협의회에서 이러한 기부아파트 사업진행 내용을 보고하고 사업 잠정중단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시는 이날 올해 명시이월된 이 사업 설계비 8억6000여 만원을 불용처리하고 기부자 측이 진행 가능한 사업계획 제출까지 사업을 잠정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기부자 측에서는 현 사업지가 유수지여서 과다한 토목공사비 소요는 물론 준공후에도 관리비용 증가 등 이유를 들어 사업지 변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또 현금기부나 현 사업지 공사비 과다에 따른 세대수 축소, LH 등의 공공기관 주택 매입 기부 등 다른 기부 방법은 기부자 의사와 다르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산시는 이어 “기부자 측이 요구한 양산 물금신도시내에서 대체 사업지(시유지) 확보가 어렵고 추가 시 재정지원 및 사유지 매입도 불가능하다. 이에 현 사업지에서의 주택건립이 불가능하다면 시 추가재정 지원 없이 진행 가능한 다른 사업계획 제출 없이는 더 이상 사업을 추진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시의원들은 시와 기부자 양 측 모두를 꼬집으면서 조속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정숙남(국민의힘·물금읍 원동면) 양산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은 “당시 기부자가 선한 의도에서 기부를 했는데 지금와서 논란이 되니 안타깝다. 양산시와 기부자 측 모두를 만족하는 ‘양산형 기부모델’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곽종포 시의원(국민의힘 원내대표·물금읍 원동면)은 “사업지가 유수지여서 공공주택 건립지로 문제가 많고, 건축비가 엄청나게 상승하는 등 많은 여건변화가 생겼다. 이에 주택기부 보다는 일정액의 현금 기부나 복지재단 기부 등 다른 방법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선호(더불어민주당,동면·양주동) 부의장은 “시가 기부자 측 입장을 고려한 최선책을 마련해 시가 주도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