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사업준공이 난 양산 원동풍력발전시설이 준공이후에도 민원이 끊이지 않고있다.

민원인이 양산시 원동면 풍력발전단지 현장에서 본인의 가족 농장을 가리키면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민원인은 양산시가 보상 등 피해대책 마련이 안된 상태에서 준공을 내주었다고 강하게 반발한다. 반면 시는 최대한 기다리면서 보상문제 해결에 노력했다면서 적법한 준공이라면서 반박한다.

□적정 이격거리 미확보에 따른 ‘바람’, ‘조류 충돌’ ‘그림자 형성’ 등 피해 호소

논란인 풍력발전단지는 양산시 원동면 내포리 일대 야산 임야에 8만6794㎡ 일대에 조성됐다. 한기당 4700㎾ 용량의 풍력 발전기 8기가 가동 중이다. 총 37.6Mw급 발전시설로 2019년 3월 착공해 지난 9월1일 준공됐다. 1000여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문제는 준공이후에도 보상과 피해대책 문제로 인한 민원이 계속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민원인은 지금까지 모두 18차례 민원을 제기하면서 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 일대 늘밭,명전 등 마을에 대한 개인 및 마을 전체에 대한 보상이 끝났지만 농장주 A씨보상을 거부하고 근본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민원인이 주장하는 풍력발전기 날개 회전에 따른 그림자 깜박임 현상.민원인 제공

A씨는 본인의 농장이 풍력발전 근거리에 위치한데도 적정 이격거리 확보 등 피해대책이 전혀 마련안돼 발전시설 가동으로 큰 피해를 입게됐다고 주장한다. A씨 농장은 5.7㏊ 규모로 헛개나무와 우산고로쇠, 산겨릅나무 등 특용작물 1만750본이 식재돼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관련 지침 등에는 풍력발전기의 전도(붕괴) 등 피해에 대비해 주거지 등 피해예상 시설 보다 해당 설비 높이의 2배(437ｍ) 이상 거리를 띄워 설치하도록 하는 등 적정 이격거리를 정해놓고 있다. 현재 8기의 발전기는 민원인 농장과 172ｍ~2250ｍ 떨어져 있다.

A 씨는 “적정 이격거리와 비교할 때 1호기와 2호기만 해당이 안될 뿐 나머지는 모두 위반돼 3·8호기는 바람, 4·5·6호기는 구조물 전도 및 얼음·조류· 바람에 의한 복합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민원인이 주장하는 풍력발전기와 충돌해 농장에 떨어진 조류 사체. 민원인 제공

실제로 그는 지난 4월과 7월에 본인의 농장에서 문제의 풍력 발전기와 충돌한 것으로 보이는 조류의 사체가 발견됐다고 사체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풍력 발전기가 돌면서 발생시키는 바람은 주변 지역 온도를 떨어뜨리고 토양의 지하수 증발을 가속화 시킨다. 이 로인해 해당 지역 농산물 품질저하는 물론 생산량도 감소시킨다”고 주장했다.

풍력발전기 날개(블레이드) 회전에 따른 그림자 깜박임(그림자 형성 피해) 현상에 따른 피해도 호소했다. 지난해 6월부터 지난 5월까지 1년간 조사한 결과 해당 농장에 그림자 깜박임 현상이 하루 평균 30분, 1년 기준 30시간 이상량돼 인체 피해 기준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이 로인해 농작물 생육 저하 및 작업시간 감소로 인한 인건비 상승 등 피해를 예상했다. A씨는 “인근 에덴밸리 유원지에서 2020년 9월 발전기 타워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월 강원도 정선에서는 발전기 날개가 탈락하는 등 풍력 발전기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풍력발전기가 본격 가동하면 우려했던 피해가 속출할 것이다. 그런데도 적정이격거리 확보 등 본인이 강력 주장한 피해대책은 전혀 반영 안된채 사업준공이 났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민원인이 풍력발전단지와 농장사이 진입로에서 본인의 농장을 가리키면서 향후 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A씨는 “농장의 작목을 2017년부터 특용작물로 변경해 10년 이상 지나야 정확한 수확량과 피해를 예상할 수 있는데 당장 공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보상을 해준다고 억지를 부린다”고 주장했다.

A씨는 “적정 이격거리 준수 등 정부나 정부 산하기관의 지침에 나온 사항은 시장이 재량으로 반영할 수 있고 지도감독을 할 수 있다.원동풍력 보상 및 피해건도 시가 재량권을 발휘해 피해대책 마련 및 보상문제 해결을 충분히 할 수 있었는데도 시는 권한이 없다면서 소극적으로 임했다”고 밝혔다.

□양산시 보상 등 민원처리 소홀 지적

A씨는 양산시의 민원처리에 대한 서운함도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민주평통자문회의 양산시협의회 사무실에서 당시 박말태 회장과 시 원스톱허가과 관계 공무원, 원동면 주민자치회장, 원동면 농민회장, A씨 친형이 참석한 가운데 민원처리 관련 모임이 열렸다. 이날 박말태 회장은 사업 준공 전 민원해결을 요청했고, 시는 “최대한 협의를 붙여보겠다”고 했다.

그는 “이후 보상은 물론 피해대책도 전혀 마련되지 않았는데 지난 9월 1일 시가 사업준공을 내줬다. 그런데 준공승인을 해주면서도 민원인에게 통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박말태 회장은 “당시 민원대책 회의 때 시 해당부서에서 민원취하를 요구해 이를 수락하기도 했다.그런데도 시가 사전은 물론 사후 통보도 없이 준공을 내준 것은 스스로 신뢰를 저버린 불통행정이다. 시의 업무방임, 업무소홀 책임을 묻지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양산시 적법 준공 반박

이에 대해 양산시는 민원인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시는 민원인이 제기하는 이격거리는 법적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시는 전체 사업 중 사업지 토지형질변경과 임도 확·포장, 풍력발전기 터 닦기 등 일부 업무만 처리한다고 밝혔다. 환경영향평가를 비롯해 이격거리 확보 및 피해대책 마련 등은 환경부와 산자부 등 중앙부처 소관 업무로 시가 관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민원취하 요구 주장도 동일민원을 3회 이상 계속 반복 제출하면 반려하거나 종결처리하게 돼 더 이상 제기할 수 없게게된다. 그래도 18회나 받아들였다. 이번 조처는 적당한 시기에 다시 제출할 기회를 주기위한 부득이한 조처였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난 1월 공사가 다 끝나 준공승인을 해줘야 하지만 최대한 민원해결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다. 그런데 사업자 측에서 준공이 더 이상 지연되면 PF자금을 받을 수 없는 등 큰 타격을 입는다면서 준공지연시 법적소송도 불사한다는 강경한 입장이었다. 공사가 적법하게 모두 완료됐는데 준공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사업자 측 관계자는 “실질적인 피해가 증명되거나 국가기관의 피해인정 등 공식적인 근거를 제시하면 보상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남도환경분쟁조정위 조정 신청 등을 제시했지만 수용을 않고있다. 공적인 근거도 없이 무리한 액수의 보상을 요구해 난감하다. 민원인과 적정선에서 피해보상 등 민원처리에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