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 방침을 밝혔지만, 이번 수학영역에서 여전히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문제가 출제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계자들이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강민정·강득구 의원과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4학년도 수능 수학영역 46개 문항 중 6개 문항(13.4%)이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킬러문항으로 출제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통과목 3개(14번, 15번, 22번), 선택과목 3개(확률과 통계 30번, 미적분 28번, 기하 30번) 등 총 6개 문항을 킬러문항으로 분류했다. 공통과목의 14번은 그래프를 추론해 함수의 극한을 푸는 문항으로, 교육과정 성취기준에서 벗어났고, 사교육 교재로 익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채점 정답률이 1.4%로 알려진 22번과 관련해서는 선행 학습을 한 학생에게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나선 단체는 “함수방정식에 준하는 함수부등식을 해석하는 능력은 대학 과정이며, 고등학교 과정에서는 다루지 않는다”며 “특정 사교육 학원 교재에 실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확률과 통계 30번과 기하 30번이 교육과정 성취기준의 범위와 수준에서 벗어났고, 미적분 28번은 교육과정 교수·학습·평가 방법 및 유의사항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주장은 교육당국과 입시업계가 이번 수능에서 ‘킬러문항’이 배제했다고 평가한 것과 배치된다.

이들은 “출제당국은 이번에 교육과정 내 출제를 유일무이한 출제 기준으로 삼았다기보다는 함정에 빠지기 쉬운 문항, 과도한 계산을 요구하는 문항 등 특정 유형을 배제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정 유형을 배제하는 것만으로는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