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에서 160억 원대 전세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50대 여성에게 검찰이 징역 13년을 구형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국제신문 DB

18일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단독(박주영 판사)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결심공판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징역 13년을 구형했다.

A 씨는 2020년부터 지난 1월까지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수영구 수영동 B 오피스텔 등 9개 건물 임대사업을 하면서 세입자 210명에게 전세보증금 164억 원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피고인은 뒤늦게 자백하고 있으나 수사 과정에서는 부동산 대책 및 경기 변화로 보증금을 반환해주지 못했다거나 전세사기 논란으로 임차인이 한 번에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게 된 탓이라며 범행을 부인한 바 있고, 첫 번째 공판에서도 사기 고의가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에게 자신이 실형을 살면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는 협박 아닌 협박을 하는 등 과연 진지하게 반성하는지 의문”이라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 씨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부동산 경기 변화로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한 것”이라며 “변제 노력을 하고 있어 악질적 전세사기와는 다르다는 것을 감안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피해자들은 부산참여연대와 함께 부산지법 동부지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엄벌을 촉구했다. 이들은 “A 씨가 기존 변호사를 해임하고 전관 변호사를 선임하거나 보증금을 빌미로 탄원서 작성을 종용하는 등 진정한 반성을 하고 있지 않다”며 “건물 보수 유지 등의 의지도 없어 세입자 중 1명이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피해자들은 배상신청을 위해 법정에서 직접 진술을 하기도 했다. 피해자 C 씨는 “전세금 8000만 원은 전 재산이자 결혼자금이었는데 대출 상환을 하지 못해 이자만 늘고 있다. 결국 파혼하고 극심한 충격에 백내장까지 얻었다. 삶이 송두리째 무너졌다”며 “엄정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법원은 내년 1월 24일을 선고기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