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이 통폐합을 앞둔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 주원초등학교 용지를 매입하면 그 자리에 의과대학 이전뿐만 아니라 24시간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도 만들겠다고 부산시교육청에 공식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그동안 매각을 줄기차게 요구했던 병원(국제신문 지난달 2일 자 2면 보도)이 부지 매입을 위한 ‘특단의 카드’를 꺼낸 것으로, 매각 불가의 원칙을 고수하던 시교육청의 입장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
| 2025년 3월 1일 자로 통·폐합이 확정된 부산진구 개금동 주원초등학교와 인접한 부산백병원 전경. 이원준 기자 |
25일 부산백병원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병원은 최근 시교육청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보냈다. 병원은 주원초 매입을 위한 총력전 차원에서 의과대학 이전은 물론 24시간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와 돌봄교실을 함께 조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시설 확장에 병원의 미래가 달린 만큼, 지역에 특화된 책임 돌봄시스템 구축과 교육발전특구 지정을 노리는 시교육청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보조를 맞추겠다는 것이다.
현재 시교육청은 ‘아이 키우기 좋은 부산’을 기치로 삼고 학교 안팎의 교육자원을 활용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집중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부산백병원 관계자는 “소아 질환에 특화된 전문병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아이들을 위한 돌봄교실 시설을 포함하는 방안 등을 구상하고 있다”며 “병원의 경쟁력이 강화되면 부산의 의료산업 발전, 지역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1979년 부산진구 개금동에 개원한 부산백병원은 40년이 지나면서 시설 노후화와 만성 주차난 문제를 겪고 있다. 아울러 인제대는 현재 93명인 의대의 입학 정원 확대도 희망해 시설 확장이 시급하다. 최근 의대 정원 확대를 위한 정부의 수요 조사에서 인제대는 최소 8명, 최대 27명까지 증원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0월 병원과 인접한 주원초가 2025년 3월 1일 자로 통폐합이 확정되자 이곳을 사들여 시설 확충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부산백병원 관계자는 “병원 노후화뿐만 아니라 의과대학 강의실, 교수 연구실도 모두 부족하다”며 “병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주원초 부지를 사들여 의과대학을 옮기고 제대로 된 시설을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시교육청은 “용지 매각 의사가 없으며, 교육지원시설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폐교 부지는 학생 학부모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교육지원시설로 우선 검토한 뒤, 활용처가 마땅치 않으면 지자체의 공용시설로 제안한다. 절차상 매각 단계는 가장 후순위다. 하지만 병원이 의과대학 이전은 물론 24시간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돌봄교실 설립이라는 파격적인 ‘제안’을 한 만큼 시교육청의 정책 기조가 달라질지 관심이 쏠린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병원으로부터 이 같은 의사를 전달받았지만 아직 해당 학교에 학생들이 재학 중이란 점에서 현재는 활용 방안을 정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다”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