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공립유치원이 저출생의 여파로 원아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다. 원아 수의 감소에 따른 학급 수 감축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지만 교사들이 직접 원아 모집에 뛰어들 만큼 현장의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기준 공립유치원 입학자는 2939명이다. 지난해 입학자가 3986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26%(1047명) 줄었다. 물론 학부모가 공립유치원 대신 사립유치원을 선택할 수도 있으나 사립유치원 입학자 또한 줄고 있다는 점에서 저출산으로 인한 유아 수 감소가 주요한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교육청은 내년 만 3세가 되는 2020년생 공립유치원 입학 예정자는 올해보다 더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1일 기준 현황을 보면 올해 대비 내년에는 원아가 300명 정도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모집 인원 대비 충원율이 60% 조금 넘어 이달 말까지 추가 모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 부부가 상대적으로 많이 거주하는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상당수가 미달인 것으로 파악된다. 공립유치원 입학자가 해마다 줄면서 전체 원아 수도 하락 추세다. 올해 공립유치원 원아 수는 6657명으로, 지난해 7921명 대비 1264명 적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산지부가 28일 부산시교육청 앞에서 유아공교육 강화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산지부 제공

원아모집률이 떨어지자 교육현장에서는 교사들까지 동원되고 있다. 그러나 놀이 중심 누리과정에 맞춘 공립유치원은 선행학습 성격의 프로그램을 내세운 사립유치원에 비해 학부모 선호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크다. 부산의 학 교사는 “주말에도 초과근무를 하며 인근 학원 아파트 미용실 행정복지센터 등을 찾아다니며 홍보하며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며 “교육청에서는 공식 문서도 없이 전화로 학급 감축을 막고 싶다면 유아를 모으라는 식으로 압박을 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아울러 교사들은 유아 감소로 학급 수 감축이 불가피하더라도 공립유치원을 강화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면 유아공교육의 위기가 가속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산지부는 28일 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립유치원 유아에게 지원되는 유아학비는 월 15만 원인데, 사립유치원을 다니면 월 35만 원을 주는 등의 차별적 지원이 계속되는 한 공립유치원의 어려움은 커질 것”이라며 “유아의 발달과정에 맞는 교사와 유아의 비율 재정립, 교육질 개선으로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교조 부산지부는 이 같은 주장에 동의하는 공립유치원 교사 238명의 서명을 시교육청에 전달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유아가 줄고 있기 때문에 사립유치원 폐업도 많은 상황”이라며 “공립유치원의 학급감축은 기정사실로, 규모는 교원수급 등을 고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