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서 명지병원·사하 더키즈병원
- 아동 12만 서부산권에 첫 시설
- 2월부터 토·일·공휴일 9~18시
- 초기엔 인력 없어 야간진료 못 해
- 시, 달빛병원에 연 1억 지원 추진

어린이 인구가 12만 명에 달하는 서부산권에 주말과 공휴일 진료가 가능한 달빛어린이병원이 마침내 등장한다. 어린이 의료공백이 우려된다는 국제신문의 보도 이후 부산시가 강서구와 사하구에 각각 1곳의 전담 병원을 지정해 다음 달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1일 부산시에 따르면 서부산권 달빛어린이병원으로 강서구 명지아동병원(29실 44병상)과 사하구 부산더키즈병원(41실 65병상)을 신규 지정했다. 두 곳 병원은 다음 달 1일부터 운영을 시작한다. 진료 시간은 토·일·공휴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달빛어린이병원은 평일 밤과 휴일에도 소아 경증환자에게 신속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됐다. 경증환자의 응급실 이용으로 인한 불편과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한 조처로, 어린 자녀를 둔 부모 세대에게 절실한 인프라 중 하나다.

이 같은 방침에 서부산권 주민은 크게 환영했다. 부산의 달빛어린이병원은 동래구·연제구·기장군·영도구 아동전문병원 4곳에 불과하고 서부산권에는 전무했다. 부산 A 달빛병원은 2022년 6만2000명이 심야·휴일 진료를 받아 2020년(2만5000명) 대비 146% 증가하는 등 소아 필수 의료체계 붕괴 위기 속 지역 필수 의료시설로 자리잡았다.

주말과 공휴일 진료 공백은 해소됐지만 걱정은 야간이다. 이번에 지정된 두 곳의 병원은 주말과 공휴일 진료를 시작한 뒤 밤 진료에 필요한 인력이 갖춰지면 순차적으로 진료 시간을 확대할 계획이다. 여기에 현재 운영 중인 달빛어린이병원은 평일 밤 11시까지만 진료를 보거나 야간 진료를 아예 하지 않는 곳도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야간 휴일 진료 수가가 1인당 1만850원~1만3000원 선으로 낮아 인건비 등을 감당할 수 없어 생긴 것이라는 게 지역 의료계의 설명이다. 소아 진료는 고비용 저수익 구조여서 진료 시간을 늘리면 고스란히 인건비 등 운영비 부담으로 이어진다.

시는 이 같은 상황에서 야간 진료 대응이라는 달빛어린이병원 운영 취지를 구현하고자 올해부터 밤에 진료를 하는 달빛병원에 연간 1억 원씩 총 4억 원의 인건비를 지원한다. 시가 2014년부터 10년째 제도를 운영했으나 동참 병원이 신규 지정 병원을 포함해도 6곳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일선 지자체도 야간·주말 어린이 진료 공백을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부산 강서구의회 김정용 의원이 준비 중인 ‘강서구 심야 아동 의료 지원 조례안’이 눈길을 끈다. 조례안에는 달빛병원이 아니라도 관내 병원에서 심야 아동 진료를 시행하면 운영 예산을 분기별로 지원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늦은 밤 아픈 아이를 안고 ‘응급실 뺑뺑이’를 도는 일을 멈추기 위해 지자체 차원에서도 유도책을 마련해 관내 의료기관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