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구의회가 ‘빚 대물림’ 피해를 막기 위한 법률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아동·청소년이 아닌 성인 대상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부산 북구청 전경. 국제신문DB

북구의회는 최근 ‘북구 채무 상속 피해 방지 법률 지원 조례’를 제정해 빚 대물림 피해로 어려움을 겪는 구민을 지원할 법적 토대를 마련했다고 3일 밝혔다. 구민이 부모 등 피상속인의 사망해 원치 않는 빚을 떠안게 돼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칠 가능성이 있으면 구가 법률자문을 지원하는 걸 골자로 한다.

민법에 따라 피상속인 사망 후 채무 상속을 받아야 한다는 걸 인지한 날부터 3개월 내 상속인이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취득 재산 내 변제)을 신청하면 해결할 수 있지만 기한을 넘기면 빚 변제 의무가 생긴다. 조례는 법적 절차만 밟으면 원치 않는 빚을 떠안지 않아도 되지만, 이를 몰라 시기를 놓치는 피해를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실제 지난해 10월 광주 북구에서 상속 포기 절차를 뒤늦게 알아 아버지 빚 3억 원을 떠안은 50대 자녀가 80대 노모와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북구의회는 저소득 취약계층 비중이 높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지원 대상을 전 구민으로 확대했다. 부산 16개 구·군 가운데 4개 구에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빚 대물림 방지 지원 조례는 있으나 전 구민을 대상으로 한 건 구가 최초다. 조례에 따라 관내 행정복지센터에서 피상속인의 사망신고 과정에서 법률 지원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필요할 경우 법률 지원은 물론 인지대 등 소요 비용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북구의회 정기수 의장은 “채무 상속을 포기할 수 있었지만 법 제도를 몰라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구민이 없도록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취지에서 조례를 발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