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수사를 받던 부산지역 중견 건설업체 일동 대표 부자(국제신문 지난달 28일 자 8면 등 보도)가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3부(나희석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건설사 일동의 김모 대표를 구속기소 했다고 1일 밝혔다.

김 대표는 2014년 8월부터 2022년 6월까지 82억 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13억 원에 달하는 조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는다. 금융기관 임직원들에게 수천만 원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도 있다. 여기에 가담한 혐의로 김 대표의 아버지인 김모 회장, 남동생 김모 씨, 임직원 2명도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 수사 결과 일동 오너 일가는 협력업체와 허위 계약을 체결하고 지급한 공사대금을 현금으로 돌려 받아 비자금을 조성했고, 비자금 중 일부를 개인 명의 계좌에 입금해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건은 장남인 김 대표가 아버지 김 회장, 남동생 김 씨와 경영권을 놓고 갈등을 겪던 중 김 회장 측이 회사 명의로 김 대표를 고소하면서 촉발됐다. 하지만 김 회장과 김 씨 역시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삼부자는 나란히 재판을 받는 처지가 됐다. 또한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검찰은 울산시, 경남 양산시 소속 공무원이 건설사로부터 뇌물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달 25일 울산시청과 양산시청을 압수수색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