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하구 “경찰 협조 명문화 필요”
- 복지부에 법 조항 신설 요청도
부산에서 정신질환 의심 증상으로 ‘행정입원’을 한 사례가 2년 새 7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행정입원 대상자 대부분이 입원을 거부하는 등 지자체의 행정력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워 행정입원 과정에서 경찰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부산 사하구정신건강복지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사하구의 한 주택가에서 정신질환 의심자 A(50대) 씨가 수일 째 골목에서 노숙을 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전문 요원이 출동하니 A 씨는 도움이 시급한 상태였다. 집안에 물건을 쌓아 놓는 저장 강박이 심해 집은 발 디딜 틈이 없었고 한때는 불을 지르기도 해 자·타해 위험이 높은 수준이었다. 골목에서 노숙을 하다 차에 치일 뻔하는 등 위험천만한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A 씨의 완강한 거부로 행정입원이 최종 불발됐다.
행정입원은 지자체가 자·타해 위험이 높은 대상자를 발견했으나 당사자나 보호자가 입원 조처를 하기 어려운 경우 지자체가 이를 대행하는 제도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A 씨처럼 행정입원을 권고하면 이에 불응하는 대상자가 10명 중 7명 안팎에 달한다고 입을 모은다. 센터 관계자는 “고성과 욕설은 물론이고 물리적으로 난동을 피우거나 도망치는 상황에서 센터 요원만으론 역부족일 때가 많다”며 “지자체에 강제력이 없다 보니 대응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사하구는 보건복지부에 늘어나는 행정입원 대응 강화를 위해 정신건강복지법에 경찰의 동행과 호송 협조를 구할 수 있는 조항을 신설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구는 이와는 별도로 사하경찰서에 행정입원 대응을 위한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구는 “정신질환 의심 증상자를 발견해 신속하게 대응하려면 경찰력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경찰에 도움을 구하는 수준이 아니라 경찰의 동행을 의무화하는 법적 근거가 생긴다면 현장에서 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산 행정입원은 235건으로, 2021년(132건)에 비해 78% 증가했다. 치료비 지원도 초기 중위소득 120% 이하로 제한됐으나 지금은 확대돼 연간 450만 원 내에서 누구나 지원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