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중대한 학교 폭력 가해기록(출석 정지·학급 교체·전학)은 대학 진학과 취업 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앞으로는 학교폭력 가해 기록이 졸업 후 최대 4년까지 남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이러한 내용의 ‘초·중등 교육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갔다고 5일 밝혔다.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 개정은 지난해 4월 교육부가 발표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 후속 조처다. 지난해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을 계기로 처벌 강화를 위한 여론이 높아진 게 계기가 됐다.

올해 3월 1일부터 신고·접수된 학교폭력 사안부터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조치 중 6호(출석정지), 7호(학급교체), 8호(전학) 조치의 학생부 기록 보존 기간이 졸업 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된다. 고교 졸업 후 삼수, 사수를 하더라도 여전히 학폭위 처분이 기재된 학생부로 대입을 치러야 한다는 뜻이다.

학폭위 조치는 1호(서면사과), 2호(접촉·협박·보복 금지), 3호(학교봉사), 4호(사회봉사), 5호(특별교육 이수 또는 심리치료), 6호, 7호, 8호, 9호(퇴학)로 나뉜다. 의무교육 과정인 초등·중학교에는 퇴학 처분을 내릴 수 없어 가장 중대한 학교폭력을 저지른 학생에게는 ‘8호 조치’를 내린다. 고등학교 때의 학폭은 취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2년제 전문대학 등에 진학해 대학을 4년 안에 졸업하는 경우 가해 기록이 남은 학생부로 취업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1∼3호 조치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졸업과 동시에 삭제된다. 4, 5호 역시 ‘졸업 후 2년간 보존’이 원칙이지만, 졸업 직전 심의를 통해 삭제할 수 있다는 현행 규칙을 유지한다. 6, 7호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졸업 직전 심의를 통해 삭제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을 남겨뒀다. 9호는 현행대로 영구 보존된다.

하지만 학폭위 조치 기록의 졸업 후 삭제 가능 기준을 더 까다롭게 했다. 교육부는 학폭위 조치를 삭제하기 위한 심의에서 ‘피해 학생의 동의 여부’와 ‘가해 학생이 제기한 불복 소송 진행 상황’도 확인하도록 가이드북을 개정했다. 이전에는 담임교사 의견서, 가해 학생 선도 조치 이행 확인서, 가해 학생 자기 의견서 등만 필요했다. 교육부 김연석 책임교육정책실장은 “이번 시행규칙 개정으로 학교폭력 가해가 ‘진학·졸업 이후’까지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경각심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