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대병원 등 지역거점병원
- 빅5 수준으로 역량 높이기로
- 지역 종합병원도 집중 육성
- 의대 지역인재전형 비율 상향
- ‘맞춤형 지역수가’도 도입방침

정부가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 규모인 2000명을 수도권과 비수도권 의대에 각각 20%, 80%를 배정할 방침이다. 특히 지방거점대학 의대의 경쟁력을 확실히 키우고, 의대 지역인재전형 비율도 대폭 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협의회는 보건복지부 장관과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의대 증원 취소소송·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연합뉴스

14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가 의대 증원 2000명 배분을 수도권과 비수도권 의대에 각각 20%, 80%를 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부가 전국 40개 의대로부터 증원 신청을 받았는데, 27개 비수도권 의대가 차지했던 비율보다 높아진 수치다. 당시 13개 수도권 의대는 930명(27.3%)이었고, 비수도권 의대는 2471명(72.7%)이었다. 정부는 지방거점대학 의대의 경쟁력을 확실히 키우고, 지역 의료기관이 우수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의대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현행보다 대폭 올리는 방안도 확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고 지역·필수 의료를 살리기 위한 방안도 논의했다. 우선 국립대 병원 등 지역 거점병원의 역량을 수도권 ‘빅5’ 병원 수준으로 향상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립대 병원이 필수 의료에 투자할 수 있도록 총액 인건비와 총정원 규제를 혁신하기로 했다. 지역 내 의료기관의 허리 역할을 하는 지역 종합병원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 의료 수요를 감안해 지역 종합병원 3~4개를 육성해 응급, 외상 등 중증 응급 환자 치료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지역 의료기관이 우수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의대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현행 40%에서 대폭 확대해 새로 증원되는 신규 인력은 지역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외 지역 병원의 양질의 일자리를 의사에게 제공하는 ‘계약형 필수의사제도’, 지역 의료 수요와 공급을 분석해 만든 ‘의료 이용 지도’를 통해 지역 상황에 맞게끔 수가를 책정하고 지급하는 ‘맞춤형 지역수가’ 등도 도입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소아 중증진료 강화를 위해 5년간 1조3000억 원도 지원한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소아과 전공의·전임의에게 매달 100만 원 지원 ▷소아 진찰료를 2배 상승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와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확충 등을 담은 소아의료체계 개선 대책을 내놨다. 올해부터는 5%였던 2세 미만 영아의 입원진료비 본인 부담률도 없앴다. 이런 대책을 포함해 현재 추진 중인 소아과 진료 지원 정책의 지원액이 1조3000억 원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가 현재 의료 시스템상의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죄하고 용서를 구할 것을 촉구했다. 또 정부가 전공의 현장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에 대응하기 위해 활성화한 비대면 진료와 시니어 의사제를 비판했다. 의협 비대위는 “정부는 비상시국이 돼야 정상화하는 황당한 의료 시스템을 만든 잘못을 인정하고 지금의 역설적 현상이 주는 교훈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며 “비대면 진료는 법적 분쟁 위험성과 의료 과소비 조장, 중증·응급질환 치료를 지연시키는 문제가 있다. (시니어 의사제도) 70세 이상 의사가 모두 은퇴해 현업에 종사하지 않는 것처럼 말하더니 앞뒤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