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설 연휴에 친할머니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매(국제신문 지난달 22일 온라인 보도 등)가 구속 기소됐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1부(송영인 부장검사)는 존속살해 혐의로 남동생 A 씨, 누나 B 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두 사람은 설 연휴이던 지난달 9일 밤 11시50분께 부산 남구의 친할머니 C 씨 주거지에서 C 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2016년 아버지 사망 이후 홀로 지내게 된 지적장애인 A 씨를 C 씨가 돌보며 장애인 연금과 기초생활수급자 급여를 관리해 왔다. 하지만 A 씨는 C 씨의 돌봄을 지나친 간섭으로 여겼고, B 씨는 C 씨가 없어지면 남동생의 재산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남매는 범행 3개월 전부터 사고사로 위장해 살해할 방법을 모의했다. 이후 A 씨가 설날 인사를 핑계로 C 씨의 주거지를 찾아간 뒤 C 씨의 머리를 벽에 여러 차례 내려치는 등의 방법으로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폭행당해 방어하다 할머니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우발적 단독 범행임을 주장했으나 검찰이 상처 부위 등 객관적 증거와 A 씨의 주장이 모순됨을 지적하자 처음부터 살해할 계획이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존속살해 혐의로 A 씨가 먼저 구속 송치될 당시 B 씨와 공모한 정황이 발견되면서 검찰은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이후 검경은 합동 현장검증, A 씨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추가 분석, 대검 통합심리분석 등을 토대로 B 씨의 혐의가 확인했다.

검찰에 따르면 남매는 평소 C 씨가 A 씨를 장애인이라 무시하였다고 주장했으나 친인척 등 참고인 조사로 C 씨가 장애를 가진 손자를 위해 성실하게 재산을 관리한 사실이 확인됐다.

검찰은 “할머니를 잔혹하게 살해한 반인륜적 범죄”라며 “죄질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 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