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가족 양육비 선지급제’가 내년 무렵 도입될 예정인 가운데, 지급 대상과 기간 확대가 추진된다. 저조한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채무자 동의 없이도 금융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방안도 추진된다.

여성가족부는 28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주재로 열린 제3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한부모가족 양육비 선지급제 추진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양육비 선지급제는 제때 지급되지 못한 양육비를 국가가 먼저 주고, 비양육자로부터 차후에 받는 제도다. 기존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을 확대·전환하는 것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정부는 양육에 어려움을 겪는 중위소득 75% 이하의 한부모가족에게 최대 1년간 자녀 1인당 월 20만 원의 양육비를 주는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 제도가 충분치 못하다고 보고 지급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이에 미성년 자녀를 둔 중위소득 100% 이하의 한부모가구로 대상을 넓히고, 자녀가 만 18세가 될 때까지 자녀 1인당 월 20만 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지급 대상 규모는 미성년 자녀 1만9000명으로 추정된다.

또 일부러 양육비를 주지 않은 부모를 행정 제재하고 형사처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신속하게 선지급금을 징수하기로 했다. 지급 과정에서 부정수급을 방지하기 위해 양육비 채권자를 대상으로 양육비 이행과 소득변동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한다. 또한 양육비 채권 확보와 이행지원 신청을 비롯해 추심, 제재, 선지급 신청 및 징수업무까지 지원하는 ’양육비 선지급 관리시스템‘을 구축한다.

15.3%에 그치는 양육비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담겼다. 지금은 한시적 양육비 지급 대상을 제외하고 대부분 양육비 채무자의 ’동의‘를 받아야만 재산을 조회할 수 있다. 채무자가 금융정보 조회에 동의하지 않으면 가사소송법이나 민사집행법에 따라 재산조회나 압류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 문제는 법원의 결정이 떨어지기까지 통상 8개월에서 1년이 걸리기에 채무자가 이 틈을 이용해 재산을 처분하거나 명의를 이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정부는 국가가 양육비를 선지급한 경우 채무자의 동의 없이 금융정보를 포함한 소득·재산을 조회할 수 있도록 양육비이행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명단 공개 대상에 오른 양육비 채무자들의 최소 사전소명 기간을 현재 ’3개월 이상‘에서 ’10일 이상‘으로 줄이기 위한 방안도 추진된다. 앞서 고의로 양육비를 주지 않은 부모에 대한 제재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이 담긴 ’양육비이행법‘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가부는 이러한 조치를 통해 2029년까지 양육비 회수율을 40.0%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