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에서 아이스크림을 계속 도둑 맞던 업주가 참다 못해 2시간 넘게 잠복한 끝에 범인을 직접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CCTV에 찍힌 울산 중구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 절도범. 울산경찰청 제공

3일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울산 중구에서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을 운영하는 A 씨는 지난달 말 재고를 정리하다가 매출과 차이가 나는 것을 발견했다. 무인정보단말기(키오스크)에는 결제 내역이 없는데 상품은 비어 있는 것이었다.

이상함을 느낀 A 씨는 매장 내 폐쇄회로(CC)TV를 돌려봤고, 30대로 보이는 남성이 수시로 매장 안에 들어와 아이스크림, 과자, 음료수 등을 봉지에 담아 계산도 하지 않고 그대로 나가는 장면을 확인했다. CCTV에는 이 남성이 지난달 7일부터 최근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상품(총 30여만 원 상당)을 훔쳐 가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 남성은 올 때마다 검은색 반바지와 반소매 티셔츠를 입고, 얼굴도 가리지 않은 채 아이스크림과 안주류 등을 봉지에 담가 그대로 들고 나갔다. 어떤 날은 하루에 두 번 매장에 들어와 가져가기도 했다.

A 씨는 이 남성이 주로 새벽 1∼3시 사이에 주로 오는 점을 고려해 지난달 30일과 지난 1일 잠복까지 했으나 나타나지 않아 허탕을 쳤다.

그러다 A 씨는 지난 2일 밤 이 남성이 안주류 몇 개를 들고 나간 것을 확인하고, 또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해 남편과 함께 매장 앞에 차를 대고 기다렸다. 2시간 정도 지나자 평소 절도를 일삼았던 해당 남성과 같은 인상착의의 남성이 나타났고, 점포 안으로 들어가서 물건을 집기 시작했다.

이 때 A 씨 남편은 미리 준비해둔 자물쇠로 점포 현관을 잠가버린 뒤 경찰에 신고했다. 점포 안에 갇혀 오지도 가지도 못한 이 남성은 결국 몇 분 뒤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울산 중부경찰서는 A 씨를 절도 혐의로 입건하고 범행 동기와 기간, 정확한 피해 금액 등을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