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교육청 조사 결과 ‘악성’ 판단

- “해명·답변 반복 요구… 폭언·삿대질도”

- 교장의 소속 학교 공식 반박

- “민원 아닌 교육정책 관련 질의성 공문”

- 교육계·공무원노조, 규명과 대책 촉구

시교육청에 따르면 A 학교장이 소속된 학교는 다음 달 31일 자로 4년간의 내부형 교장공모제가 끝나지만 계속 유지되도록 재신청했다.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교육경력 15년 이상인 내부 인원 중 교장을 공개 모집하는 제도로, 부산에선 17개 학교에 도입됐다. 최근 시교육청은 자문단과 지정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A 학교장이 소속된 학교를 내부형 교장공모제 대상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는데, 이와 관련해 A 학교장이 업무 담당자였던 고인에게 민원을 제기했다는 게 시교육청의 조사 결과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A 학교장은 사무실에 6차례 전화해 항의와 해명 답변을 요구했고, 4차례 방문해 폭언과 삿대질 등 고압적 태도로 항의하며 직원들에게 모멸감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며 “고인은 해당 학교의 교장공모제 미지정 결정 이후 한 달가량 33건에 달하는 국민신문고 민원에도 시달렸다”고 덧붙였다. 시교육청은 진상 조사를 통해 이 같은 민원 제기가 장학사의 사망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정확한 사실관계 규명과 형사 책임 여부를 따지고자 경찰에 고발했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해 A 학교장이 소속된 학교는 공식 입장문을 내고 시교육청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해당 학교 측은 “학교라는 공식 기관이 시교육청이라는 기관에 보내는 것은 민원이 아니라 교육정책에 대한 질의성 공문이므로 A 학교장이 민원을 제기했다는 것은 행정적으로 맞지 않다”며 “A 학교장이 교육청에 전화한 6건 중 대부분은 과장과 통화한 것으로, 5~6월 간 장학사와 유선 통화는 1회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A 학교장 또한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장학사가 세상을 떠난 데 말할 수 없는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시교육청에 질의하면서도 중간에서 장학사의 입장이 곤란하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교장으로서 교장공모제 신청 요건을 제대로 갖췄는데도 미지정된 사유 등을 묻는 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큰 충격에 휩싸인 교육계와 공무원노조는 진실규명을 촉구했다. 부산시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 송언용 위원장은 “부산교육 가족이자 동료인 장학사의 안타까운 죽음에 전체 공무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슬퍼하고 모두 분노하고 있다”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고 이러한 악성 민원에 대한 제도 보완 및 공무원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교원단체총연합회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시교육청은 오는 12일까지 청사 내 추모공간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