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해 운전대를 잡은 것도 모자라 도로변에 주차된 차량 2대를 잇따라 충격하고도 아무런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한 50대 경찰관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국제신문 DB

창원지법 형사3-1부(오택원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A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 측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선고인 벌금 2000만 원을 유지했다고 3일 밝혔다.

법원이 인정한 범죄 사실에 따르면 A 씨는 2022년 12월 10월 오후 9시30분께 술에 취한 채 경남 사천시 한 주점 앞 도로에서 진주 한 도로까지 1.3㎞ 구간에 걸쳐 차량을 운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당시 우측 도로변에 주차된 승용차 왼쪽 측면과 그 앞에 있던 다른 승용차 뒷바퀴 부분을 차례로 충격한 뒤 도주했다.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95%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직후 A 씨의 배우자와 딸이 현장에서 보험 접수 등을 진행하며 사고 수습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고로 피해 차량의 수리비가 각각 82만여 원, 630만여 원이 발생했다.

1심 재판부는 “경찰공무원으로 재직 중인 피고인이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고, 사고 직후 범행을 은폐하려고 한 정황이 있다”며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했다.

검사 측은 원심 형이 너무 가볍다며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도 1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