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가 르노코리아 일대의 도로명주소인 ‘르노삼성대로’에 삼성을 뺀 ‘르노대로’를 명예도로로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기업 이름을 명예도로로 사용하는 것은 지역 최초다.

부산 강서구 신호동 르노삼성자동차 야적장이 생산차량으로 가득차 있다. 국제신문DB

부산 강서구는 명지동에서 신호동 르노코리아 공장을 잇는 르노삼성대로(길이 2.5㎞·폭 36ｍ)에 명예도로명인 ‘르노대로’를 부여하기 위한 주민 의견수렴 절차를 밟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르노코리아 측은 2022년 사명을 르노삼성에서 르노코리아자동차로 바꾼 것을 반영해 도로명주소를 르노대로로 바꿔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도로명주소를 바꿀 때 주민 과반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고 지역주민이 개별적으로 주소를 바꿔야하는 불편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명예도로명을 추진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명예도로는 이름으로 쓰일 사람·역사적 사건 등의 헌신도와 공익성을 고려해 지자체장이 기존 도로명주소에 부여하는 상징적인 도로명이다. 구는 르노코리아가 지역 대표기업으로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반영해 주소정보위원회 심의·의결을 추진한다. 단 명예도로는 5년 동안만 부여할 수 있는 한시적 조치로 이후 재심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기업명을 명예도로에 쓰는 것은 부산 최초다. 전국적으로는 광주 기아로와 경북 구미시 교촌1991로, 창원 엘지전자로, 전북 익산시 하림로 등이 있다. 부산은 주로 금정구 10·16부마민주항쟁로, 동래구 박차정길 등 독립유공자의 헌신과 역사적 사건을 기리기 위해 명예도로 지정을 활용했다. 구 관계자는 “르노코리아의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공로를 기리는 취지에서 최근 변경한 사명을 반영한 명예도로명 지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르노코리아의 전신은 1995년 자동차 애호가였던 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뜻으로 시작한 ‘삼성자동차’였다. 이어 1998년 부산 공장에서 SM5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지만, 외환위기로 인해 2000년 프랑스 르노그룹에 매각해 르노삼성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2022년 삼성 브랜드 사용권이 끝남에 따라 사명을 변경했고 지난 4월 기존 르노코리아자동차에서 르노코리아로 한번 더 이름을 바꿨다. 르노코리아는 2027년까지 부산 공장에 1조5000억 원을 들여 미래 자동차 시장을 겨냥한 전기차·하이브리드차 생산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