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산 환경 훼손 문제와 각종 행정 절차로 수년간 지연됐던 부산대학교 부설 예술 특수학교 건립 사업이 최근 시공사 공모에 돌입하며 진척을 보인다. 학교 측은 2028년 개교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인데, ‘실시계획 인가’라는 관문이 남아 있어 착공 시기는 빨라야 내년으로 예상된다.

　부산대는 지난달 ‘부산대학교 부설 예술 중·고등 특수학교 신축공사’를 발주했다고 21일 밝혔다. 해당 특수학교는 장애 학생에게 체계적인 예술 교육을 제공하는 전국 단위 교육시설로, 총 504억 원(국비)을 투입해 장전캠퍼스 대운동장 뒤쪽 경계부지에 지을 예정이다. 건물은 지하 1층~지상 4층(연면적 1만4616㎡) 규모로 ▷교사동 ▷실내체육관 ▷기숙사 ▷지하주차장을 포함한다. 중학교 9개 학급과 고등학교 12개 학급 등 총 21개 학급(전교생 138명)으로 운영하며, 현재로서는 2028년 3월 개교가 유력하다.

　애초 이 사업은 2018년께 국정과제로 선정되며 추진에 급물살을 탔지만 숱한 난관을 겪으며 개교 일정이 여러 차례 변경됐다. 특수학교 예정 부지인 대운동장 뒤쪽이 금정산 일부라 자연훼손을 우려하는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이 있었고, 부산시의회도 부지 용도 변경 계획과 관련해 제동을 걸었다. 이 같은 사정으로 개교 시기는 2021년에서 2026년으로 밀렸다가 다시 2028년으로, 본래 계획보다 7년이나 미뤄지게 됐다. 이로 인해 열악한 장애인 예술교육이 조금이라도 개선되길 바랐던 장애 학생과 부모들의 실망감도 상당했다.

　최근 공사가 발주됐지만 개교까지는 여전히 과제가 많다. 부산대는 오는 12월께면 공사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보는데, 원활하게 착공하려면 실시계획 인가가 선행돼야 한다. 관할 지자체인 금정구는 부산대가 접수한 실시계획 인가 신청서 검토에 들어갔다. 구는 지난 18까지 관련부서·유관기관과 협의를 마쳤고, 필요한 행정절차를 학교에 전달할 계획이다. 금정구 관계자는 “안전·환경 관련 부서가 의견을 취합해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이행해야 하는 절차 등을 확인하는 단계”라며 “실시계획 인가 예상 시기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실제 착공 시기는 빨라야 내년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대 측은 “사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데 모두 공감하고 있다”며 “금정구와 협의해 실시계획 인가를 서둘러 받아보겠다”고 강조했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