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 불법 번식장에서 개 600마리를 구출한 동물보호단체 루시의친구들(국제신문 지난 17일 온라인 보도)이 부산시와 구의 관리 태만을 비판했다.

불법 번식장서 구조된 강아지. 연합뉴스

22일 루시의친구들은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서구 대저동의 불법 번식장 실태를 알리고 이를 묵인한 행정당국을 규탄했다. 앞서 루시의친구들은 지난 17일 해당 불법 번식장에서 개 600마리를 구출했다. 당시 이곳은 좁은 철제 사육장을 4단으로 쌓아 올려, 10여 종의 종견과 모견을 합사해 불법 사육·번식이 벌어지고 있었다. 사육장 바닥에는 분뇨와 엉킨 털로 가득해 심한 악취가 났다. 루시의친구들에 따르면 해당 번식장은 지난 25년 동안 불법 번식과 수술, 도축 등을 해왔다.

또 이날 루시의친구들과 구 등은 지난 17일 구조 당시 현장에서 추가로 발견했던 도살장 2곳 중 구조 작업을 미처 끝내지 못했던 한 곳의 구조 작업을 진행했다. 구는 해당 운영업자에게 소유권 포기 동의를 받아 불법 사육 중인 도사견과 핏볼 등 대형견의 구조 작업을 진행했다. 이날 구조된 대형견은 전문 훈련장으로 연계돼 치료와 입양이 추진될 계획이다.

루시의친구들이 지난 17일 긴급 구조를 진행한 부산 강서구 대저동 불법 번식장 내부 모습. 루시의친구들 제공

구는 해당 불법 번식장과 관련해 위반 건축물에 관한 이행강제금은 부과했으나, 동물보호법 위반 사실은 적발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김현지 국장은 “해당 번식·도살장은 엄연히 불법인 만큼 민간 동물단체에 현장 점검부터 구조까지 다 맡기지 말고 관이 나서야 한다. 불법 동물 생산·유통·판매 과정에 관한 엄중한 단속과 처벌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시는 불법 번식장 철거 등 후속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번식·도살장을 우선 철거하고 김해시의 협조를 구해 소규모 생산업 허가 취소를 진행할 계획이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비슷한 일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수 조사와 현장 점검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