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순신대로 개통 효과도 미미
- 해수부 “더는 지연 없게 노력”

이른바 부둣길로 불리는 부산역 뒤쪽 충장대로의 지하차도 완공이 내년 6월로 또다시 미뤄지면서 극심한 교통 체증에 시달리는 운전자들의 원성이 들끓는다. 지하차도 공사를 맡은 부산항건설사무소는 더이상 준공 연기는 없다고 못박았지만 교통체증에 시달린 일부 운전자들은 준공 연기에 따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성토했다.

24일 오전 출근길 부산 충장대로 지하차도 공사 구간을 중심으로 교통 체증이 벌어지고 있다. 조성우 기자

24일 오전 8시께 부산 충장대로(중구 중앙동사거리~남구 동천삼거리) 문현교차로 방면 일대. 거북이처럼 늘어선 자동차들로 주차장을 방불케했다. 1분이 아쉬운 출근길을 보여주듯 여기저기서 경적이 울렸다. 충장대로 1㎞를 지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5분가량. 이순신대로가 연결되는 구간을 제외하고는 출퇴근 시간을 포함한 낮 시간 대는 충장대로의 체증이 계속되는 상황이었다. 사하구에서 남구까지 충장대로를 지나 통근하는 직장인 한모(40대) 씨는 “일반적인 출근 시간대에 집을 나서면 틀림없이 늦는다”며 “오전 7시 전에 출근하면 차가 밀리지 않으나 업무 시간 한참 전에 도착해 시간이 어중간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무슨 공사이길래 저렇게 오래 걸리나. 대책이라도 만들어 놓고 공사를 하든가, 답답하고 짜증나 미칠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충장대로는 최대 왕복 10차로지만, 지하차도 공사(1.94㎞)로 인해 7~8차로만 기능을 한다. 여기에 4부두 교차로 인근 20ｍ 구간은 지하시설물 공사로 다음 달 30일까지 1개 차로의 통행이 통제된 상황이다. 2019년 시작된 지하차도 공사는 지난해 9월 완공 예정이었으나 오염 토양 정화 작업과 설계 등 변경으로 지난 6월로 준공이 연기됐다. 더구나 바닷물 유입과 더불어 영주고가도로 설계도가 실제 시공과 다른 점 등이 발견돼 내년 6월로 준공이 한 차례 더 미뤄졌다.

국제신문이 시 교통정보를 분석했더니 지난 1~10일 양방향 기준 보급창삼거리~세관삼거리 평일 출근시간(오전 7시~9시) 평균 시속은 30.95㎞다. 퇴근시간(오후 5~7시)은 시속 27.25㎞다.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시속은 출근시간 29.15㎞, 퇴근시간 25.95㎞로, 올해 이순신대로 개통으로 차량 흐름이 소폭 개선됐으나 여전히 매우 느리다. 게다가 이곳은 화물차 통행량도 상당히 많은데, 화물차 운전자들의 불만도 거세다. 박모(40대) 씨는 “대심도 공사를 하는 것도 아니고 지하차도 공사를 도자기 빚듯이 하는 거냐. 하도 차가 막히니깐 이 도로 위 운전자들은 하나 같이 화가 나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 산하 부산항건설사무소는 “지하차도 준공 지연이 더는 없도록 공사 마무리에 최선을 다하겠다. 아울러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하차도 공사 기간 충장대로 전 구간을 가급적 8차로 형태로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