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과서 3·15의거 누락·축소 논란(국제신문 지난 23일 자 온라인 등 보도)’과 관련, 해당 민주화운동이 일어난 경남지역 시민단체가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3·15의거기념사업회 등 4곳이 최근 “3·15의거를 제대로 기술하지 않는 교과서를 받는 즉시 반송해야 한다”는 취지의 호소문을 도내 452개 중·고등학교에 전달했다. 사진은 1960년 3·15의거 모습. 3·15의거기념사업회 제공

3·15의거기념사업회와 3·15의거유족회, 3·15의거부상자회, 3·15의거유공자회 등 4곳은 최근 “각 학교는 3·15의거를 제대로 기술하지 않는 교과서를 받는 즉시 반송해야 한다”는 취지의 호소문을 도내 452개 중·고등학교에 전달했다고 28일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8월 30일 중학교 7종, 고등학교 9종 등 새로운 한국사 교과서 전시본 16종을 공개했다. 이는 내년 3월 새 학기부터 사용될 검인정 교과서다.

그러나 이들 교과서 전체에서 ‘3·15 의거’ 단어가 아예 빠지거나 관련 역사가 간략하게 소개돼 논란이 일었다.

이들 단체는 호소문에서 “독립정신과 민주이념은 헌법의 기둥이 될 정도로 중요하나 1960년 일어난 대한민국 최초 유혈시민항쟁인 ‘3·15의거’가 중·고교 역사 교과서에서 실종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각 학교는 합당한 교과서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며 “출판사 등의 무지 혹은 의도적인 역사 왜곡으로 만들어진 교과서로는 선열의 함성과 교훈을 후대에 전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부실 교과서를 물리치는 것은 학교의 당연한 권리이며 경남도민의 강력한 요청”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단체는 호소문 발송 직후 일선 학교에서도 그 내용에 공감,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출판사 등에 교과서 수정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포착됐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과서 선택 권한은 각 학교에 있고 관여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주임환 3·15의거 기념사업회장은 “도교육청의 대응과 별개로 각 학교의 동참을 이끌어 내기 위해 호소문을 발송했다”며 “교과서를 수정하기 위해 국회 교육위원회 방문 등 상경할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경남도교육청은 지난 16일 새 교과서를 분석한 뒤 ‘3·15의거’ 역사 용어 누락과 의거 과정, 학생 시민 등 희생자에 대한 서술 미흡을 이유로 교과서의 수정을 촉구하는 요청서를 교육부와 출판사에 보냈다.

이와 함께 경남도의회는 지난 22일 정규헌 의원이 대표 발의한 ‘3·15의거 사라진 한국사 교과서 시정 촉구 대정부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해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 등에 송부했다.

창원시의회도 지난 23일 문순규 의원이 대표 발의한 ‘3·15의거의 한국사 교과서 삭제 규탄 및 시정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고 교과서의 수정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