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차분한 분위기 속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마무리됐다. 포근한 날씨에 비교적 가벼운 옷차림의 수험생이 많았고, 입실시간 직전 경찰의 수험생 ‘수송작전’도 어김없이 펼쳐졌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날인 14일 부산 동래구 사직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장에 들어서고 있다. 이원준 기자windstorm@kookje.co.kr

이날 오전 수능시험이 진행되는 부산 동래구 한 고등학교 교문 앞에는 수험생을 응원하는 선생님이 삼삼오오 모였다. 이들은 학생이 보이자 한걸음에 다가가 “긴장 할 것 없으니 준비한 대로만 하고 와” “아는 문제만 나올 거야”라며 수험생의 기운을 북돋아 줬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단체응원을 금지하고 있어 과거와 같은 대규모의 학생 응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비교적 포근한 날씨에 얇은 외투를 거치거나 상의 옷소매를 걷어 올리는 등 가벼운 옷차림을 한 수험생은 긴장한 듯한 모습으로 시험실 배치도를 확인하고, 차분하게 학교 안으로 향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부산 동래구 기온은 영상 11.6도로 지난해 수능일 기온인 영상 6.4도 보다 포근했다.

입실시간이 다가오자 올해도 어김없이 긴박한 상황이 연출됐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고사장 입실 전 접수된 수능관련 112 신고는 모두 31건이다. 수험생 수송 요청이 21건으로 가장 많았다. 오전 7시25분께 주거지에서 먼 고사장을 배치받은 수험생이 교통정체를 계산하지 못하고 지각을 할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택시에서 하차한 수험생을 발견하고 버스전용도로 등을 이용해 최대한 시간을 단축했다. 수험생은 입실 마감 5분 전인 오전 8시5분 고사장에 도착했다.

수험표를 두고 왔다는 신고도 있었다. 동래구 온천동에서 자취하는 수험생이 수험표와 신분증을 집에 두고 고사장에 도착해 오전 7시42분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관할 지구대가 출동해 주거지에서 수험표를 확인, 인근 교통순찰대 싸이카가 전달받아 수험장인 북구 금곡고에 오전 8시10분에 전달했다.

수험생을 응원하는 이색 현수막도 눈길을 끌었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부산 북갑)의원은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원을 위해 북구 덕천교차로 등에 “수험생 여러분 힘내세요 재수는 저 하나로 충분합니다”라고 적은 현수막을 내걸었다. 수험생을 배웅하기 위해 수험장으로 나온 한 시민은 “유쾌한 문구를 보자마자 웃음이 나왔다. 수험생도 긴장을 풀 수 있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날인 14일 부산 동래구 사직고등학교 앞에서 하윤수 교육감이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windstorm@kookje.co.kr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은 한 수험장에 방문해 교문을 지나는 수험생을 응원하며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올해 부산에는 58개 시험장 994개 시험실이 마련됐고, 재학생 1만 8158명 졸업생 7976명 검정고시생 1222명 등 2만 7356명이 수능 시험을 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