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산국-소비국간 대립 첨예

플라스틱 오염에 대응하기 위한 안건 개발 기구인 ‘유엔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INC-5)’ 최종회의가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가운데 규제 안건 합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환경부와 부산시에 따르면 국제사회는 2022년 3월 열린 제5차 유엔환경총회에서 2024년까지 ‘해양환경을 포함한 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문서 성안’에 합의하고 협상해 왔다. 마지막 협상인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 최종회의는 오는 25일부터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일주일간 열린다. 5차 협상위에는 175개국 정부 대표단과 비정부기구 등 옵저버, 취재인력 등 3879명이 참석하기로 등록한 상태다.

협상 최대 쟁점은 화석연료에서 뽑아낸 새 플라스틱인 1차 플라스틱 폴리머 생산을 규제할지 여부다. 폐플라스틱 재활용률이 매우 낮아 현재 사용되는 플라스틱 대부분이 1차 플라스틱 폴리머다. 협상위 의장인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주영국 에콰도르대사는 최근 협상 촉진을 위해 내놓은 제안문에서 ‘전 주기에 걸쳐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 수준을 달성하기 위해 1차 폴리머 공급을 관리(manage)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문구를 넣었다. 온실가스 배출량처럼 ‘정량적 감축목표’를 명시하자는 유럽연합(EU)이나 라틴아메리카 국가를 비롯해 ‘플라스틱 소비국’으로 분류되는 나라와 환경단체의 요구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런데도 중국과 산유국 등 ‘플라스틱 생산국’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의장은 1차 플라스틱 폴리머 생산 규제 등 의견이 갈리는 사항은 ‘선언’ 수준으로 합의해 일단 협약을 체결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발전시키자고 제안했다. 기후변화협약과 같은 방식을 택하자고 한 것이다. 대부분 국가가 의장 제안을 수용한 상태다. 그러나 생산국들이 1차 플라스틱 폴리머 관련 문구 삭제 등을 주장하며 내년에 추가 협상을 벌이자고 요구해 이번 5차 협상위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협상위 의사결정은 만장일치로 하기로 잠정 결정된 상황이어서 소수 국가라도 반대하면 협약이 성안될 수 없다.

협상 미타결 시 후속 조처도 논의된다. 우리 정부는 김완섭 환경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대표단을 5차 협상위에 파견해 협약이 성안되도록 노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