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판부 “위법성 매우 중대해”

5·18 광주민주화운동으로 피해를 본 유공자와 유족 800여 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국제신문 그래픽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와 유족 854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가 약 430억 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연행·구금되거나 수형했을 시 1일당 30만 원, 상해를 당했으나 장해가 남지 않으면 500만 원의 위자료를 인정했다. 또 상해로 장해를 입었다면 3000만 원을 인정하고 노동능력 상실률이 5% 증가할 때마다 1500만 원을 추가하기로 했다.

정부는 다른 국가폭력 등 피해 사례와 견줘 위자료가 지나치게 많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불법행위는 국가기관이 헌법 질서 파괴 범죄를 자행하는 과정에서 저지른 반인권적 행위에 해당해 그 위법성 정도가 매우 중대하다”며 “유사한 중대 인권침해 행위가 또다시 자행되지 않도록 억제·예방할 필요성이 크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또한 정부의 상고 이유에는 중대한 법령위반 등에 관한 사유 등이 포함돼 있지 않다고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2심 판결을 확정했다. 다만, 위자료를 책정하는 기준과 구체적인 액수는 사실심인 하급심의 판단 영역이라 각 소송마다 재판부의 배상 규모 판단이 다를 수 있다.

이번 소송은 2021년 11월 5·18 구속부상자회 회원인 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들과 유족이 제기했다.

5·18 보상법은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국가로부터 피해보상을 받은 이들이 정신적 손해에 관한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정했는데, 헌법재판소가 2021년 5월 해당 조항을 위헌으로 결정하면서 관련 소송이 다수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