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45년 만에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6시간 만에 해제하는 초유의 사태(국제신문 지난 4일 자 1면 보도 등)가 일어나면서 부산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부산대에서도 이를 두고 민주주의 파괴를 규탄한다는 내용의 대자보가 다수 붙었다.

5일 오후 부산대 곳곳에 붙여진 비상계엄 선포 사태 관련 규탄 대자보. 조성우 기자

5일 오후 부산대 곳곳에 붙여진 비상계엄 선포 사태 관련 규탄 대자보. 조성우 기자

5일 오후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교 내 한 게시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하는 대자보가 여러 장 붙어 있었다. ‘민주주의여 만세 너를 결코 잃지 않으리라’는 글씨가 크게 쓰인 채 붙어있었으며, 사회과학대학 소속 학생 외 5명의 이름으로 쓰여진 대자보는 ‘민주주의의 부고에 부치는 시국선언문’이라는 제목으로 나붙었다. 이날 대자보가 붙여진 곳은 부산대 새벽벌도서관과 사회관 인근 게시판들, 그리고 인문관 인근 교내 게시판 등이었다.

사화과학대학 소속의 한 학생은 대자보를 통해 “학우 여러분, 침묵으로 민주주의를 지킬 수 없다”며 “윤석열은 드디어 계엄령을 발동해 국민을 협박하고 마치 국가가 자신의 소유물인 것처럼 행세하는 추태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사범대학 소속 한 학생은 대자보에 “대통령 당신이 말하는 ‘반국가세력 등 체제전복세력을 제외한 선량한 일반 국민’은 누구인가”며 “당신이 말하는 선량한 일반 국민은 자신의 주권을 행사하지 않으며 권력의 횡포에 굴복하는 국민인가”라고 써 붙이는 등 비판 의견이 연이어 내걸렸다.

이날 게시판에는 ‘윤석열퇴진 부산대 시국선언 준비모임’의 이름으로 윤 대통령의 퇴진 운동을 함께하자는 QR코드도 걸려 있었다. 학내 곳곳에서 퇴진 운동 서명을 받는 부스도 여러 곳 마련됐다.

비상계엄 선포 사태와 관련한 규탄 움직임이 학교를 중심으로도 확산하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 4일 부산대 교수회도 시국선언 성명문을 발표해 “윤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요건과 절차를 흠결한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행위로 규정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부산대 언론사 채널PNU도 ‘민주주의 짓밟은 윤석열 씨는 퇴진하라’는 사설을 게재하는 등 학내 곳곳에서 규탄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 지난 4일 오후 7시 부산에서도 노동계와 시민사회 등이 모여 윤 대통령 퇴진 요구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는 윤 대통령이 퇴진할 때까지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집회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