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일본 도쿄 신오쿠보역 철로에 떨어진 일본인 취객을 구하다 26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의인’ 고 이수현 씨의 어머니가 일본 훈장을 받는다.

내성고등학교 정문 앞 이수현 비 앞에서 유가족과 의인 이수현 정신 선양회, 출신학교인 내성고등학교 학생회 등 20여명이 모여 추모식을 가지는 모습. 국제신문 DB

주부산일본국총영사관은 20일 오후 부산 동구 관저에서 일본국 훈장 전달식을 한다고 18일 밝혔다. 수훈자는 고 이수현 씨의 어머니 신윤찬 씨로, 욱일쌍광장을 받는다.

신 씨는 아들 이름을 딴 ‘LSH아시아장학회’ 명예회장으로 일본에서 일본어를 배우는 아시아 출신 유학생을 대상으로 장학 활동을 해왔다. 지금까지 장학회가 지원한 유학생은 1200명이 넘는다. 일본 정부는 이런 공로를 인정해 지난달 신 씨를 욱일쌍광장 수훈자로 확정했다.

욱일장은 1875년 만들어진 일본 최초의 훈장이다. 욱일쌍광장은 6개 욱일장 중 5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일본 정부가 일본과의 관계 개선 및 문화 교류에 힘쓴 외국인에게 수여한다. 신 씨의 남편이자 이수현 씨의 아버지인 고 이성대 씨도 2015년 이 훈장을 받았다. 부부가 함께 이 훈장을 받는 경우는 흔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 이수현 씨는 도쿄에서 어학연수를 하던 2001년 1월 26일 오후 7시께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하려던 중 신오쿠보역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 남성을 발견, 구조하려고 몸을 던졌다가 열차와 충돌해 사망했다. 역사적으로 갈등의 뿌리가 깊은 한국인이 일본인을 구하다 숨졌다는 점에서 한일 양국에 추모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 씨는 양국 우호 관계를 상징하는 존재가 됐다.

이 씨는 낙민초 동래중 내성고를 나온 ‘부산 사나이’로 그의 기일이면 묘소가 있는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과 그를 기리는 비석이 있는 내성고 정문 앞에는 아직까지 그를 애도하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신오쿠보역에서도 그의 추도식이 매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