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 높은 부산
- 암·심장질환 발생 대응병원 필요
- 노인성 질환 전문센터도 준비 중

“4개의 대학병원이 몰려있는 서부산과 달리 동부산에는 상급종합병원이 단 한 곳도 없습니다. 동부산에 있는 우리 해운대백병원이 중증질환 전문센터를 건립해 의료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김성수 원장이 2033년 개원 예정인 ‘중증질환 전문센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해운대백병원 제공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김성수 원장은 최근 6일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백병원 원장실에서 진행된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단호한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해운대백병원은 약 700병상 규모의 ‘동부산권 중증질환 전문 센터’를 2033년 개원할 예정이다. 센터는 해운대백병원 옆 공터에 들어선다.

김 원장은 “부산은 65세 이상의 고령자 인구 비율이 다른 광역시나 수도권보다 훨씬 높다”며 “이에 암이나 심장 질환 발생이 많아지고 있는데, 중증질환 전문센터를 통해 부산의 높은 의료 수요에 대응하고 의료 공백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중증질환 전문센터 건립은 단순히 양질의 의료 서비스 제공을 넘어 보건의료 분야 일자리 창출 등 지역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증질환 전문센터에는 ▷암센터 ▷희귀난치성 질환센터 ▷장기이식센터 ▷소아청소년센터 ▷권역 응급의료센터 ▷심·뇌혈관질환센터 등이 들어서게 된다. 이를 통해 해운대백병원은 30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전망한다.

김 원장은 “직접 고용 2500개, 간접 고용 500개의 일자리 창출이 예상된다”며 “청년 취업을 도와 부산이 더 젊어지고 활력을 되찾을 수 있게 공헌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부산지역 환자가 수도권까지 올라가 치료를 받는 데 발생하는 의료비만 연간 9080억 원에 달한다”며 “동부산에 중증질환 전문센터가 생긴다면 부산시민의 불편한 ‘원정 치료’ 문제를 해소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그는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임기 내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이를 위해 중증질환 전문센터 건립 외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노인성 질환 전문센터 건립도 준비 중이다. 또 동부산권을 의료 허브로 발전시키기 위해 외국인 환자 유치와 의료관광 활성화에도 주력하고 있으며, 연구와 산업화를 연계한 R&D(연구개발) 산업 구축에도 관심이 있다.

김 원장은 “최근 설립한 3D 바이오 프린팅 센터는 LG 전자와 업무협약을 맺었다”며 “이 협약으로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환자 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길어지는 의정 갈등 문제를 놓고서는 의사 수 증가 자체만으로 필수의료 부문의 열악한 환경이 나아지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그는 “필수의료 부문인 응급 의료와 중증 환자 진료에서 의료진의 직무 스트레스가 커 의사들이 외면하고 있다”며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의사들의 업무 강도를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충분한 보상과 인센티브 제공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끝으로 “취임 후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와 함께 의정 갈등으로 병원 경영이 악화됐다”면서도 “한편으로는 병원 직원 모두가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한층 더 성장하게 됐다. 앞으로도 환자 중심의 진료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