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발굴 시·군 합동 전담팀’을 운영 중인 경남도가 속속 성과를 낸다. 항일투쟁에 앞장서고도 증빙 자료가 부족했던 12명에 대해 추가로 서훈 추진에 나서면서다. 이로써 올해 서훈 신청한 인원이 52명으로 늘었다.

교육노동자협의회를 결성한 이화준 선생의 판결문. 국가기록원 제공

경남도는 이들의 독립유공자 서훈신청서를 국가보훈부에 제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은 모두 지역 출신이거나 일제시대 지역에서 활동하며 독립을 위해 헌신한 인물이다.

창녕 출신 안갑시 선생은 1942년 오사카 시립 북야제2중학교 재학 중 교내 한인 학생을 대상으로 비밀결사 조직인 ‘백두회’를 결성한 뒤 항일활동을 벌였다. 일제는 그에게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김봉길·고광욱 선생은 1919년 9월 도내 각지에서 임시정부에 보낼 독립운동 군자금을 모집하고 3·1운동 이후 ‘제2차 독립만세운동’을 계획하다 발각돼 각각 징역 1년과 6월을 선고받았다.

함양 출신 김병용 선생은 1932년 전남 보성군에서 동료들과 항일격문 700매를 인쇄·배포했다. 이들은 출판법과 보안법 위반 혐의로 각각 징역 10월, 집행유예 3년 형을 선고받았다.

김판개 선생은 1932년 합천군 낙동농민조합 초계지부 조합원으로서 농민들의 소작권 회복을 모의하고 일제 통치에 저항해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벌금형을 받았다.

이화준 선생은 1933년 창녕보통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중 동료 교사들과 일제 교육제도를 비판하고 교육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마산에서 교육노동자협의회를 결성했다.

김명화 선생은 1943년 열차 안에서 ‘옛 백제와 조선문화를 찬양하고 일제식민지, 제국주의 현실을 참고 견디자’는 글을 지어 동급생들에게 낭독했다.

서찬두·조근수·안덕보·최갑율·문덕중 선생 등 5명은 1919년 3월 19일 함안군 함안읍 장날 만세운동에 앞장섰다.

도는 지난해부터 경남연구원, 도내 18개 시·군과 합동으로 독립운동가 발굴·서훈 신청 전담팀(TF)을 운영 중이다.

또 지난 5월 발굴 확대와 정밀한 사전 조사를 위해 ‘독립운동 선양사업 자문단’을 구성하기도 했다.

도는 이를 토대로 ▷지난해 창원만세사건 참여자 등 24명 ▷지난 5월 창원에서 활동한 비밀결사대 ‘흑우연맹’ 관련 6명 ▷지난 8월 의령에서 조선총독부의 토지 수탈에 저항한 농민 등 34명에 대해서도 서훈을 신청했었다.

신종우 도 복지여성국장은 “독립운동가 12명은 신분과 장소를 불문하고 다양한 형태의 독립운동을 전개해 나라사랑 정신과 민족의 독립을 향한 기개를 잘 보여줬다”며 “숨겨진 유공자를 찾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