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전직 부산 남구청장의 딸이라며 지인들의 신뢰를 산 뒤 투자금 명목의 돈 약 157억 원을 가로챈 40대(국제신문 지난해 12월 27일 자 6면 보도)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국제신문 CG

부산고법 형사1부(박준용 부장판사)는 19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A(여·40대) 씨에게 원심 형량인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A 씨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부산에서 지인 26명을 상대로 ‘공병 세척 사업에 투자하라’고 꼬드겨 157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았다.

A 씨는 주로 고교 동창이나 미국 유학생활 중 만난 이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사업에 투자하면 매월 투자금의 2.5~5%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사업은 실체가 없었다. A 씨는 먼저 받은 투자자 돈으로 다른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주는 ‘돌려막기’ 수법으로 7년간 피해자들을 속였다. 특히 A 씨는 피해자들을 현혹할 때 ‘어머니가 제약회사 딸이다’, ‘아버지가 부산 남구청장 출신이다’며 자신의 배경을 내세웠다.

재판부는 “아버지를 내세워 7년간 26명에게서 157억 원이 넘는 돈을 편취해 죄질이 매우 무겁고 심부름 앱을 이용해서 대행 역할을 시키거나 거래처와 대화 내용을 조작해 적극적으로 피해자들을 속였다”며 “피해자 돈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했고 일부 원금을 피해자에게 준 것은 돌려막기 범행 수법에 불과하다”며 “이런 범행 구조가 지속될 수 없음을 알면서도 추가 범행을 벌여 피해 규모를 키웠다”고 판시했다.